美스탠퍼드대 총장 물러나게 한 17세 학보사 기자의 특종
실리콘밸리 인재의 산실(産室)로 꼽히는 세계적인 명문 스탠퍼드대의 총장이 연구 부정 논란에 휘말려 물러난다. 총장 논문의 데이터 조작 문제를 제기한 이 대학 학보사 ‘스탠퍼드데일리’의 특종 보도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뉴욕타임스(NYT)·로이터 등 외신은 19일(현지 시각) 마크 테시어라빈 스탠퍼드대 총장이 학생·직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8월 31일부로 물러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스탠퍼드대 특별위원회가 논문 부정에 총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면서도 그의 연구실의 다른 구성원이 데이터를 조작한 것은 확인됐다”고 발표하자, 총장이 “나는 몰랐지만 내 연구실에서 일어난 일이니 책임지겠다”며 직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초유의 총장 사퇴 계기는 지난해 11월 총장 논문 의혹을 다룬 학보사 기사였다. 총장이 되기 전인 1999~2009년에 공동 집필한 논문이 조작된 데이터를 사용하는 등 연구 윤리를 위반한 문제가 있어 관련 학술지가 조사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스탠퍼드대는 특별위원회를 꾸려 총장이 주 저자로 참여한 12편을 집중 조사했고, 이번에 일부 논문에서 데이터 조작이 이뤄졌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총장은 문제가 드러난 논문 5편 가운데 1999년 셀에 게재된 논문 1편과 2001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2편 등 3편은 철회하기로 했다. 2009년 네이처에 게재된 2편은 수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사실상 총장을 물러나게 한 기사를 쓴 학보사 기자는 테오 베이커(18)로, 보도 당시 스탠퍼드대 새내기였다. 이 기사로 그는 지난 2월 뛰어난 심층 보도를 시상하는 ‘조지 포크상’의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그의 아버지 피터 베이커는 백악관을 출입하는 뉴욕타임스 기자이고, 어머니 수전 글래서는 유명잡지 ‘뉴요커’의 기자다. 테오 베이커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인터뷰에서 “언론계의 ‘금수저’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우리 부모 누구도 조지 포크상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기사를 쓰는 데 부모 도움을 일절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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