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금배 개막일 수놓은 ‘화끈한 골폭죽’
국내 최고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고교축구 대회인 제56회 대통령금배가 20일 충청북도 제천에서 열전에 돌입했다. 개막전부터 고교축구다운 패기와 투지,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경기력으로 그라운드를 달궜다. 폭염을 날리는 시원한 골 폭죽으로 고교축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조별리그 빅매치인 서울 영등포공고-충북 제천제일고전은 제천축구센터 1구장 스탠드를 거의 가득 채울 만큼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졌다. 지난 2월 백운기에서 우승한 영등포공고는 서울 보인고, 강원 강릉중앙고와 함께 대회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달 초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준우승 멤버로 주목받는 영등포공고 김현민이 선발 윙어로 나서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안방에서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제천제일고도 만만치 않았다. 팽팽한 0의 균형은 후반 35분에야 깨졌다. 영등포공고는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상대 골키퍼가 경합 중에 쓰러졌고, 김민성이 빈 골문을 정확히 노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김현우가 빠른 역습으로 만든 찬스를 마무리해 2-0으로 승리했다.
경기 화성시 U-18은 서울 도봉FC U-18을 8-0으로 완파했다. 정승빈과 이윤재가 나란히 2골씩을 기록했다. 충남 서산FC U-18은 1-1이던 경기 종료 직전 유도희의 결승골이 터지며 서울 광진 U-18을 2-1로 제압했다. 경기 초지고는 5월 초 금석배에서 준우승한 서울 상문고를 3-1로 꺾고,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 중대부고는 전반에만 2골을 내준 뒤 내리 3골을 넣어 조별리그 첫 경기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서울 중앙고는 경기 여주시 U-18을 4-0으로 제압했다. 대통령금배 최다 우승팀(6회) 인천 부평고는 글로벌선진고를 5-0으로 완파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대통령금배는 2020년에도 제천에서 열렸다. 당시 폭우 피해로 예정된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제천축구센터는 개축 등을 통해 새 단장해 선수들을 맞이했다. 올해도 최근까지 많은 비가 내려 토사가 그라운드로 밀려들었지만, 제천시의 빠른 대처로 말끔한 잔디에서 대회를 개막했다. 경향신문과 대한축구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통령금배는 올해 31개팀이 참가한다. 8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상위 2개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8강까지는 제천축구센터와 봉양건강축구캠프 등 총 5개 구장에서 열리고, 준결승과 결승은 제천종합운동장으로 장소를 옮겨 치른다. 결승(오전 10시)을 제외한 전 경기는 한낮 무더위를 피해 오후 5시 이후 야간경기로 열린다.
제천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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