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아지 출생 이력 세탁…불법 번식장 브로커는 '반려동물과 교수'
지금 보신 불법 번식장에서 태어난 개들은 대전의 한 경매장을 거쳐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이 경매장 주인은 출생 이력을 세탁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취재진이 확인해 보니 이 사람은 대학에서 동물 복지를 가르치는 반려동물과 교수였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불법 번식장 업자들이 '큰 손'으로 꼽는 사람은 대전 경매장의 홍 사장.
[B씨/불법 번식장 주인 : 홍 사장네는 2년 반 정도. 큰손에서 2번이지, 큰손에서. 개판에서는 2번.]
[A씨/충남 홍성 불법 번식장 주인 : {OO경매장 홍OO 대표님?} 전화해봐, 내가 누군가. OO이라고 하면 알 거야.]
해당 경매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사람들이 강아지가 든 박스를 안고 들어갑니다.
취재진이 들어가자 바로 막습니다.
[{홍OO 대표님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돼요?} 어디서 오셨는데?]
이 경매장 내부 문건입니다.
외부로 반출하면 형사책임을 져야한다고 써있습니다.
문건에 기록된 40개 넘는 거래 업체들, 모두 동물생산업에 등록되지 않은 불법 번식장이었습니다.
이 경매장 일부 강아지들의 개체관리 카드입니다.
모두 태어난 지 61일로 돼 있습니다.
60일 미만인 강아지는 거래할 수 없다는 동물보호법 조항을 맞추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업자들은 경매장 홍 사장이 카드를 직접 써서 준다고 말합니다.
[박인종/반려동물생산자협회 사무총장 : 그냥 개만 갖고 가면 자기가 생일도 지 멋대로 써서 다 줬어요. 하루에 300~400마리씩 강아지가 나오는데 그 강아지 생일이 다 똑같냐고요. 세탁을 해주는 거죠.]
불법 번식장 강아지를 세탁해주는 '홍 사장'.
알고보니 대학에서 동물복지를 가르치는 반려동물과 교수였습니다.
사단법인 반려동물협회 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홍 씨는 개체관리카드를 대필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홍모 씨/경매장 사장 : (고령이신 분들) 손으로 저희가 써 드리죠. 뭐, 그런 것까지 불법이라고 한다면 할 수 없겠지만…]
업자들이 오히려 자신을 속이거나 팔았다고 주장합니다.
[홍모 씨/경매장 사장 : 뭐, 제 이름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다 아니까 과시하거나 이런 용도로 언급하지 않았을까요?]
이 경매장에서 밝힌 1회당 중개수익은 약 700만원.
지금까지 열린 경매만 1000회가 넘어, 거둔 수수료만 수십억에 달합니다.
지자체와 경찰도 홍씨 경매장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권유림/비글구조네트워크 고문 변호사 : 마치 정상적인 곳에서 출생한 것처럼 위조를 해서 교부를 한 것이기 때문에 사기죄도 적용될 여지가 있다고…]
(VJ : 장지훈·한재혁 / 영상그래픽 : 장희정 / 리서처 : 고선영·김지현·김채현)
◆ 관련 기사
[트리거] '오물 뒤범벅' 뜬장 속 강아지들…불법 번식장의 실태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6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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