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버스시위' 경찰 깨문 중증장애인, 구속영장 청구 기각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버스 탑승 시위 도중 경찰관을 깨문 혐의로 체포된 전장연 활동가 유 모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무집행방해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3.07.20.

버스 탑승 시위 도중 경찰관의 팔을 물고 할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중증장애인 활동가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전장연 활동가 유모씨에 대해 20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유사한 사건으로 수사 중인데도 이번 사건에 이르기는 했으나, 경찰관에게 피해를 입힌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향후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다짐하는 점 등에 비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 17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 승강장에서 집회를 열고 107번 시내버스에 탑승했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로 버스 운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등을 체포했다.

집회에 참가한 유씨는 이 대표의 휠체어를 밀던 경찰관의 팔을 물고 할퀴었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19일 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유씨가 최근 5년간 5차례 이사한 점에 비춰 일정한 주거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단체 활동가들은 휠체어를 타는 유씨가 경사진 곳에 공공임대주택을 배정받는 등 생활 여건이 나빠 자주 이사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유씨에 대한 법정 심문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시작돼 28분여 만에 종결됐다. 유씨는 "나는 도주 못하는 장애인"이라며 "더 이상 시위나 집회에 나갈 때 적극적으로 안 하겠다, 반성한다고 판사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