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사 사망’ 끝없는 추모 행렬 …교육부 차관 조문에 교사들 반발 [사사건건]
김나현 2023. 7. 2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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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20일 고인이 다니던 학교 앞은 전국에서 온 추모 인파로 붐볐다.
장 차관이 인파를 통과해 바로 정문으로 직행하자 추모객들은 "교사가 죽는데 교육부는 무엇을 했나", "줄 서서 입장해라" 등 고성을 지르며 야유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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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20일 고인이 다니던 학교 앞은 전국에서 온 추모 인파로 붐볐다. 학교 측이 정문 통행 등을 막으면서 몇 시간씩 줄을 선 사람들은 어지러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교육부에선 장상윤 차관이 조문을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교사들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날 S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인을 추모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검은 옷에 하얀 국화꽃을 손에 쥐고 찾아온 이들은 메모지에 추모의 글을 남기고 눈물을 훔치며 돌아섰다.
오후 3시쯤부터는 멀리서 찾아온 동료 교사가 늘면서 수백 명의 조문객이 학교 담벼락을 따라 줄을 선 모습이었다. 학교 측은 오후 3시40분쯤 잠시 정문을 개방했으나 임시 추모공간을 만든다며 다시 출입을 통제하면서 추모 행렬의 무기한 기다림이 시작됐다. 정문 통제 한 시간쯤이 지나자 추모객 사이에선 “열어줘! 열어줘!” 등의 구호가 나왔다. 교사들은 “우리는 조용히 담벼락에 추모글만 남기려는 것인데 왜 막는 것이냐”, “안전하게 추모하고 싶다”며 정문 개방을 요청했다. 폭염 속에서 2∼3시간씩 기다린 조문 행렬에선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이도 나와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추모 행렬의 오랜 기다림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후 5시30분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의 방문이 조문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장 차관이 인파를 통과해 바로 정문으로 직행하자 추모객들은 “교사가 죽는데 교육부는 무엇을 했나”, “줄 서서 입장해라” 등 고성을 지르며 야유를 보냈다. 성난 추모객들의 저항에 장 차관은 짧은 조문 후 현장 기자들과 10분간의 짧은 질의응답 후 되돌아갔다. 장 차관은 “참담하고 비통한 일이 발생한 데 대해 교육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책임감을 느낀다”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학습권이나 인권만 강조되다 보면 선생님들이 위축받거나 아동학대를 저지른 사람으로 오인받기도 하는데, 정부는 정당한 교육 활동을 확실히 보호하는 제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일부 교사들은 장 차관의 방문을 ‘면피용 방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추모를 위해 세종시에서 올라왔다는 초등교사 김모(26)씨는 “교육부에서 제대로 일해왔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시민들은 지금 2∼3시간씩 기다려서 조문하려고 하는데 혼자 ‘프리패스’처럼 들어가려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 조도연(29)씨도 “교사들의 고충에 공감해서 현장을 찾았다면 조문 온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야지 인터뷰만 하고 가는 것은 ‘보여주기식‘ 방문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오후 6시쯤 임시 추모공간을 갖춘 학교 측은 조문객의 입장을 허용했다. 임시 분향소는 정문과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큰 책상 두 개를 붙이는 것으로 마련됐다. 추모객들은 차례로 들어가 헌화와 묵념을 하며 고요히 추모를 마치고 돌아섰다. 정문 개방이 이뤄지자 별다른 충돌이나 고성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식 추모공간은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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