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 “인공지능이 인류 멸망시킨다는 주장은 과장”
인간 수준 ‘AGI’ 나오려면 수십년 걸릴 것”
“인공지능(AI)이 인류를 멸망시킨다는 주장은 과장됐어요. 오히려 AI는 기후위기나 팬데믹 등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입니다.”
AI 분야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사진)가 20일 서울대에서 열린 ‘데이터사이언스 데이’ 행사에서 “100여년 전 전기가 그러했듯 AI도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글과 바이두의 AI팀을 이끌었던 응 교수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 얀 르쿤 뉴욕대 교수,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와 함께 AI 분야 중 하나인 딥러닝을 개발한 최고 석학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AI 4대 천왕’이라고도 부른다.
다만 최근 “AI를 연구한 것이 후회된다”고 밝힌 힌튼이나 ‘AI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하자’는 내용의 성명에 참여한 벤지오와 달리, 응 교수는 르쿤과 함께 AI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섰다.
그가 속한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위성지도를 분석하며 온난화를 일으키는 메탄이 어떤 지역에서 배출되는지를 연구한다. 여기에 AI를 활용한다. 응 교수는 이날 “우리 팀은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AI 프로젝트만 연구한다”면서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윤리적인 판단에 기초해 포기한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응 교수는 “인간 수준의 AI인 ‘인공일반지능(AGI)’이 등장하려면 여전히 수십년은 걸릴 것”이라며 “AI가 하룻밤 사이에 초지능(슈퍼인텔리전스)이 돼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AI는 편견, 공정성, 정확성 등에서 문제가 있다”면서도 “기술이 빠르게 이 문제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AI로 인한 가장 큰 위험은 직업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사회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 교수는 이날 서울대 강의 후 네이버와 카카오를 방문했다. 다음날인 21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진행하는 ‘앤드루 응과의 대담’ 행사에 참석해 국내 AI 연구자들과 주요 AI 이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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