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송 참사' 사죄 김영환 지사, 면모일신해야

2023. 7. 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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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호우 속 지난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때 늑장 대응 비판을 받고 있는 김영환 충북지사가 20일 사고 희생자 14명 합동분향소가 차려린 도청 신관을 찾아 공식 사죄했다.

이어 김 지사는 사죄 발언을 이어가던 중 "거기(사고 현장)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송 참사 당시 김 지사는 괴산댐 월류 현장을 들렀다가 오후 1시 20분쯤 사고 현장에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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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하는 김영환 충북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극한 호우 속 지난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때 늑장 대응 비판을 받고 있는 김영환 충북지사가 20일 사고 희생자 14명 합동분향소가 차려린 도청 신관을 찾아 공식 사죄했다. 사고 발생 5일 만이다. 김 지사는 "진심으로 사죄 말씀 올린다"면서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지사는 사죄 발언을 이어가던 중 "거기(사고 현장)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무심결에 나왔는지 모르지만 사실이면 공연히 매를 버는 무용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긴박하고 중대한 재난·재해 사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최고·최종 지휘 통제탑이 김 지사 자신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현장 상황을 공유하는 게 필수적이며 그래야 위기대응 내지는 구조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이 모든 조치의 중심에서 김 지사 러더십이 투사되는 정도에 따라 재난이 악화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이고 그랬으면 희생자수를 줄였을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설령 불가항력적 측면이 있다 해도 사고 현장에 서둘러 가는 것만으로 피해주민들은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했으면 그다음 일은 별개로 따질 문제로 남는다.

이런 점에 비추어 김 지사의 해당 발언은 안이한 사태 인식을 엿보게 한다. 손 쓸 수 없는 상황으로 속단해 버리면 화재 때 초기진압을 위해 사투를 왜 벌여야 하며, 폭우로 실종자가 나왔을 경우 나중에 수색해도 무방하다는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 위기 상황에 반응하는 김 지사 분별력 부분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오송 참사 당시 김 지사는 괴산댐 월류 현장을 들렀다가 오후 1시 20분쯤 사고 현장에 모습을 보였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면 A(오송 참사)와 B(괴산댐 월류)가 사안의 긴박성, 사후 피해 규모 등 면에서 경합하는 구도였지만 사망·실종자가 나오는 오송 상황이 더 급박했다. 그럼에도 B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석연치 않은 구석이다.

오송 참사로 김 지사는 적잖이 내상을 입었다. 기민함과 순발력을 발휘할 수도 있었는데 반박자 혹은 한 박자 늦는 행태가 여론 반작용을 키웠다. 크게 성찰하고 면모일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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