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 손가락’ 든 태국 청년들…"민주주의 내놓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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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민주화 아이콘' 피타 림짜른랏(42) 전진당 대표의 정치 개혁 도전이 실패로 끝나면서 태국이 격랑에 빠져들었다.
20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진당 지지자 수백 명이 전날 방콕 민주화기념탑 앞에 모여 피타 대표의 총리 선출을 저지한 군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피타 대표의 정치적 손발을 묶은 헌법재판소와 상원의원들을 비난하며 태국 민주주의가 사망했다는 의미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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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총리 선출 투표서 제2당 후보 나서
'전진당 배신'할 경우 성난 민심 커질 듯
'40대 민주화 아이콘' 피타 림짜른랏(42) 전진당 대표의 정치 개혁 도전이 실패로 끝나면서 태국이 격랑에 빠져들었다. 군부의 탄압에 민주주의 부활이 가로막혔다고 생각한 시민들은 거센 저항을 예고했다. 2020년 세계를 놀라게 한 반정부 시위가 또 한번 태국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권력에 맞선 저항의 상징
20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진당 지지자 수백 명이 전날 방콕 민주화기념탑 앞에 모여 피타 대표의 총리 선출을 저지한 군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피타 대표의 정치적 손발을 묶은 헌법재판소와 상원의원들을 비난하며 태국 민주주의가 사망했다는 의미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피타 대표는 지난 13일 상·하원 총리 선출 1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고, 19일로 예고돼 있던 2차 투표는 아예 무산됐다. 군부의 어깃장에 민주화 열망마저 꺾이자 성난 민심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셈이다.
시위자들은 세 손가락을 높이 들어 올렸다. 검지, 중지, 약지 세 개의 손가락을 펼쳐 하늘 위로 향하게 하는 일명 ‘세 손가락 경례’는 2014년 군부 쿠데타 발발 당시 시민들이 항의 표시로 처음 사용했다. 2020년 반정부 시위에 또다시 등장하면서 △독재 체제 반대 △대의를 위한 희생 △권력에 맞선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청년들은 이번에도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0만 명 대규모 시위 열자"
태국 정국은 바람 앞 등불이다. 아직은 시위 규모가 작지만, 전진당으로부터 총리 선출 기회를 넘겨받은 하원 제2당 푸어타이당이 어떻게 연립정부를 구성하느냐에 따라 시위가 확산될 수 있다.
태국 상·하원은 오는 27일 총리 선출 투표를 다시 실시한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측근이자 부동산 재벌 스레타 타위신(60)이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군부 등 보수 진영 협보 없이는 푸어타이당도 정권을 잡기 어렵다.
푸어타이당이 군부와 손잡고 전진당을 ‘배신’한다면 정치 격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선거를 통해 변화와 개혁을 택한 민심을 무시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전진당 지지자들의 시위를 주도한 아논 남파 변호사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에 동참해야 한다. 10만 명이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자”고 촉구했다. 태국 민주화의 성지인 탐마삿대 소속 학생 단체들도 “의회가 국민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게 모두 일어나자”고 결의를 모으고 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는 “기득권이 국민의 민주화 열망을 계속 가로막는다면 태국은 다시 한번 '거리 정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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