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發 리스크 경고등… 금감원 “손실흡수 능력 확보하라”
부동산PF 연체율 15.88% 급등세
해외 부동산 리스크까지 불거져
“회수 불능 부실채권 신속히 상각
부동산 비중 적정성 수시로 점검
충당금 산정도 보수적 운영” 강조
투자자 피해 발생 최소화 주문도
경기 상승국면에서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경기 하강으로 인해 부실로 변화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부실 위험까지 겹치면서 증권사발(發) 리스크가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증권사 최고 리스크관리 책임자(CRO)를 소집해 집중 관리에 나섰다.
특히 부동산 PF 부실의 ‘뇌관’으로 꼽히는 브리지론과 관련, 대출만기 연장,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브리지론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라고 했다. 충당금 산정기준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만기연장 등 특이 동향에 대해 일일 모니터링을 하는 한편, 충당금 설정, 부동산 익스포저 평가의 적정성 등을 수시로 점검하겠다”며 “리스크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방안을 제출해 점검하고 CEO 개별 면담을 하는 등 집중하여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악화하고 있는 해외 부동산 부실 문제도 크다. 경기 하강과 재택근무 확산이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커지고 있고,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증권사들이 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특히 건별 투자 금액이 큰 데다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이 많아서 증권사 건전성이 순식간에 어려워질 수도 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상시적으로 자체점검을 해서 투자대상의 손실징후 발생 시 재무제표에 적시 반영해 줄 것과 부실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담보, 보증, 보험 등 투자자 권리 구제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증권사들에 재차 강조했다.
기업의 재무상황을 점검하는 신용평가사들은 하반기 부동산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증권업의 하반기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산업 전망은 ‘비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증권사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해 “상환순위, 투자지역, 용도 측면에서 타 금융업종보다 위험도가 높다”며 “미국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초대형 증권사의 익스포저가 큰 해외대체투자도 리스크가 작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도형·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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