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박동원 아픔’을 잊지 않았다…34세 핵인싸 포수와 오래오래 해먹어요~’판이 깔렸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측 조건만 들었다.”
KIA가 이적생 포수 김태군(34)과 연장계약 논의에 들어갔다. KIA 관계자는 20일 “구단도 선수 측도 서로 좋은 결과를 내면 당연히 좋은 상황이다. 저희는 선수측 조건만 들었다. 구단 조건 제시는 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KIA는 지난 5일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작년 가을부터 약 1년간 끌어온 삼성과의 포수 트레이드 협상이 마침내 타결된 순간이었다. 한승택-주효상-신범수 체제로는 공수에서 한계가 있었다. 포수 생산력을 시즌 도중에 외부에서 보강하지 않으면 5강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정 든 류지혁을 내주면서 어렵게 김태군을 영입했다. 그런데 김태군은 작년 박동원(LG)처럼 예비 FA 신분이다. KIA에 박동원은 아쉬움이 가득한 세 글자다. 4월 말에 키움에서 데려올 때 김태진, 2023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김동헌), 현금 10억원을 보냈으나 정작 1년만 쓰고 결별했다.
KIA는 시즌 막판 박동원과 비FA 다년계약 협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박동원은 LG와 계약했고, 그 사이 전임단장의 불미스러운 일까지 드러나면서 홍역을 치렀다. 당연히 KIA는 박동원 사태에 대한 학습효과가 돼 있는 상황이다.
KIA는 기본적으로 김태군을 영입하면서 비FA 다년계약도 가능하면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2023-2024 포수 FA 시장은 2022-2023 시장보다 뜨겁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지션 자체가 금값이라서, 일단 김태군이 시장에 나가기만 하면 타 구단들로부터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 KIA가 비 FA 다년계약을 추진하는 건 김태군을 오랫동안 보유하고 싶은 확고한 의지이며, 실패 확률을 아예 없애는,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봐야 한다.
김태군도 6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서 공개적으로 따뜻한 비 시즌을 기대했다. KIA가 전향적으로 나서면 FA 시장에 나가기 전에 사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수년간 양의지, 강민호의 백업으로 살아왔다. KIA에선 향후 4~5년간 확고부동한 주전포수로 뛸 수 있다. 김태군에게도 KIA행이 축복이다.
부산이 연고인 김태군이지만, 성격이 워낙 좋아 이미 KIA 선수들과 절친이 됐다. ‘핵인싸 포수’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KIA를 바꾸고 있다. 수비, 블로킹, 투수리드가 확실히 기존 KIA 포수들과 다르다. 아직 몇 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김태군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KIA도 김태군도 서로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한 상태다.
심재학 단장은 이날 타 구단 단장들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단 실무진에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KIA와 김태군이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을까. 구단 사상 첫 비 FA 다년계약의 주인공이 나올까. 1년 전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 보인다.
[김태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