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기 복권방서 무더기 로또 먹튀…당첨 노린 ‘셀프 발행’?

[앵커]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상상, 해본 적 있으십니까. 

실제 일확천금을 꿈꾸던 복권방 주인이 판매해야할 복권을 본인이 직접 무더기로 뽑았습니다. 

복권업체에 내지 않은 미납금이 무려 8천만 원이었는데요, 인근 복권 판매점을 들러 당첨된 복권 수백장을 돈으로 바꿔가기도 했습니다. 

이혜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검은 마스크를 쓴 남성.

계좌 이체로 로또 복권을 산 뒤 가게를 나갑니다. 

지난 2월까지 근처에 복권 판매점을 운영했던 점주입니다. 

하지만 일주일마다 정산하는 복권 판매 대금을 내지 않아 판매인 자격이 정지됐습니다. 

미납한 일주일 판매 대금이 자그마치 8천만 원인데, 전국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규모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로또 매수로는 1만 6천여 장에 달합니다.

판매점주들은 당첨금을 노리고 자기가 대량으로 뽑은 것으로 의심합니다.  

[A 복권 판매 점주]
"(복권 코드를) 보면 저희가 판매점에서 파는 양을 대충은 알고 있는데, 이 정도 판매량이 나올 수 없다. 누가 옆에서 돈을 주고 계속 뽑았든지, 아니면 본인이 뽑은 것밖에 이게 말이 안 되거든요."

현행법상 복권 사행성을 막기 위해 1인당 한번에 10만 원까지 사고 팔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은 판매 점주 신분을 이용해 외상으로 무한정 긁은 뒤 당첨금까지 챙겨 간 것으로 보입니다.

인근 복권 판매점을 확인한 결과 남성은 2곳에서 4등과 5등 당첨 복권 240여 장으로 약 200만 원을 챙겨 갔습니다.

[B 복권 판매 점주]
"5천 원짜리를 20만 원어치 현금으로 교환하시는데, 이상해서. 한 집에서 (복권) 10만 원 이상을 못 사니까. 판매점 코드를 일일이 확인하니까 같은 집에서 사셨고, 시간도 비슷했어요."

로또를 관리하는 동행복권 측은 지난 3월 이 남성을 고발했지만, 당첨금을 얼마나 타갔는지는 아직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남성을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6월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혜주입니다.

영상취재 정승호 김찬우
영상편집 김문영

이혜주 기자 plz@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