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시댁 찾아가 다툼 끝에 아이 데려온 엄마…법원, 집행유예 선고

미성년자약취·상해 등 혐의
법원 "폭력 처벌해야 하지만, 사정 고려" 모두 집유

[123rf]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이혼한 전 남편에게 보낸 아들이 보고 싶어 과거 시부모 집에 찾아가 다툼을 벌인 친모가 사유를 참작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나상아 판사는 미성년자약취·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4·여)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친정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전 남편이 양육 중이던 아들을 과거 시어머니와 동서에게 폭력을 행사해 무단으로 데려온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와 2021년 이혼해 아들을 양육하다 유방암에 걸렸다.

지병으로 아들을 양육하기 어려워지자 "언제든 아들을 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아들을 B씨에게 보냈다.

그러나 B씨가 2개월간 아들을 보게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하자 친정어머니, 여동생과 아들을 데려오기로 마음먹었다.

A씨 등은 아들이 지내는 옛 시어머니 C씨의 집에 2022년 3월 침입해, C씨와 동서에게 폭력을 행사해 다치게 하고 아이를 안고 나와 데려갔다.

이 사건 과정에서 A씨에게 대항하기 위해 맞대응해 폭력을 행사한 C씨와 동서도 함께 기소됐다.

결국 재판부는 A씨, 친정어머니와 여동생, 과거 시어머니와 동서 등에게 모두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선고하고 대신 이들 모두의 형 집행을 유예했다.

나 판사는 "피고인에게 자녀에 대한 양육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않고 과거 시어머니와 동서였던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가한 점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다만 피고인이 장기간 자녀를 보지 못하고 양육을 두고 전 남편과 소통이 되지 않자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은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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