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회사가 이런 첨단 소재까지"…현대차, 꿈의 '나노기술' 공개

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2023. 7. 2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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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나노 테크데이 개최
꿈의 '나노 소재 신기술' 대거 공개
90년대부터 첨단 소재 중점 연구
"나노 기술, 모빌리티 선도의 키"
'나노 테크데이 2023' 행사 메인 포스터. 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차·기아는 20일 '나노 테크데이 2023'을 개최하고, 미래 모빌리티 실현의 근간이 될 나노 신기술을 공개했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된다. 이렇게 작은 크기 단위에서 물질을 합성하고 배열을 제어해 새로운 특성을 가진 소재를 만드는 것을 나노 기술이라 부른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각기 다른 목적과 활용도를 가진 총 6개의 나노 소재 기술을 소개했다. △셀프 힐링(자가치유) 고분자 코팅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투명 태양전지 △탠덤(Tandem) 태양전지 △압력 감응형 소재 △투명 복사 냉각 필름 등이다.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 적용 부품의 손상 회복 과정. 현대차·기아 제공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은 차량의 외관이나 부품에 손상이 났을 때 스스로 손상 부위를 치유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셀프 힐링 기술은 상온에서 별도의 열원이나 회복을 위한 촉진제 없이도 2시간여 만에 회복이 가능하고 반영구적으로 치유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 캡슐 고분자 코팅 기술을 적용한 시편. 현대차·기아 제공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은 셀프 힐링의 또 다른 방식인 나노 캡슐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개발된 파생 기술이다. 나노 캡슐이 포함된 고분자 코팅을 부품 표면에 도포하면 마찰 발생시 코팅층의 오일 캡슐이 터지고, 그 안에 들어있던 윤활유가 흘러나와 윤활막을 형성하는 원리다. 발열과 마찰이 큰 차량의 핵심 동력 전달 부품에 적용돼 내구성과 효율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페로브스카이트 투명 태양전지. 현대차·기아 제공

투명 태양전지는 우수한 전기적·광학적 특성을 지닌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이용한 태양전지 기술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효율이 높아 태양전지로 제작했을 때 발전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명 태양전지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할 전망이다. 기존 불투명 실리콘 태양전지는 전동화 차량의 지붕 위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돼 왔지만, 투명 태양전지는 차량의 모든 글라스에 적용돼 더 많은 발전량으로 전기차 효율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탠덤 태양전지 셀과 모듈. 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차·기아는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접합해 만든 탠덤 태양전지에도 주력하고 있다. 2개의 태양전지를 적층해 서로 다른 영역대의 태양광을 상호 보완적으로 흡수해 35% 이상의 에너지 효율 달성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공동연구실을 출범하고 고효율의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 중이다. 자체 시험 평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30% 이상에 달하는 에너지 효율을 기록하는 등 값진 성과도 내고 있다.

압력 감응형 소재 체험폼. 현대차·기아 제공

압력 감응형 소재는 별도의 센서 없이 소재에 가해지는 압력을 전기 신호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차량의 발열시트 폼 내부에 적용돼 탑승자의 체형 부위만 정확하게 발열시켜 준다. 필요하지 않는 부위의 발열을 억제함으로써 소비전력 절감을 돕고, 전동화 차량의 경우에는 추가 주행거리 확보가 가능해진다.

압력 감응형 소재는 발열시트 외에도 다양한 미래 기술과 연계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편의를 제공할 전망이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다른 센서를 대신해 탑승자의 정확한 자세 감지가 가능하고, 호흡·심박수와 같은 생체 신호를 감지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명 복사 냉각 필름 온도 비교. 현대차·기아 제공

​끝으로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은 차량의 유리에 부착돼 더운 날씨에도 별도의 에너지 소비 없이 차량 내부의 온도 상승을 낮추는 친환경 기술이다. 특히 차량의 글라스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양산성을 고려해 대면적화까지 성공한 사례는 현대차∙기아가 세계 최초다.

기존 틴팅 필름이 외부의 열 차단만 가능한 반면,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은 열이 외부로 방출되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됨으로써 차량 내부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동시에 탄소 저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1970년대부터 소재 연구를 시작해 1990년대 후반에는 첨단 소재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조직을 갖추고 대규모 투자와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장 이종수 부사장은 "기술 혁신의 근간에는 기초이자 산업융합의 핵심 고리인 소재 혁신이 먼저 있었다"며 "앞으로도 산업 변화에 따른 우수한 첨단 소재 기술을 선행적으로 개발해 미래 모빌리티에 적극 적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장 홍승현 상무는 "이날 공개된 나노 기반 기술들은 현대차그룹 소재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나노 소재 기술은 모빌리티 산업 변화를 선도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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