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골프' 홍준표 징계 개시…이르면 26일 수위 결정(종합2보)

박기범 기자 이밝음 기자 신윤하 기자 2023. 7. 2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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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중 골프 금지 위반…언론 인터뷰·SNS 품위유지 의무 위반
26일 홍 시장측 소명 들어…김현아 징계절차 시작 8월중 수위 결정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7.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이밝음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20일 '수해 중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홍 시장 측의 소명을 듣고 이르면 이날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6차 중앙윤리위원회의를 개최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의 징계 개시 사유에 대해서는 "7월15일 수해 중 골프 행위 관련 당 윤리규칙 제22조 제2항 위반, 17~18일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 제4조 제1항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리규칙 제22조는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이나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체의 해당행위를 하지 않아야 하고, 자연재해나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엔 유흥·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4조는 당원은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제7차 회의를 개최하고 홍 시장에 대한 징계수위를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홍 시장 측의 소명을 듣는 절차가 진행된다. 소명은 홍 시장 본인이 직접 참석하거나 대리인이 대신할 수 있다.

황정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국민이 수해로 안타까워하고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집권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응당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공감능력 부족을 드러낸다면 이는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해당 행위다. 윤리위가 이 사안을 직권상정한 이유도 여기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19일) 홍 시장이 직접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공식 사과하면서 논란 확산을 차단하긴 했지만 윤리위로서는 이미 벌어진 해당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법령을 위반했는지, 정해진 매뉴얼을 준수했는지와 별개로 당원으로서 윤리규정, 규칙 위반은 징계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홍 시장의 사과가 징계수위 결정에 참작되느냐는 질문에 "징계수위라는 것은 제반사정을 다 감안해 윤리위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회의(26일)에서 홍 시장의 징계수위가 결정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소명절차를 받는데 그날 징계수위가 결정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그날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속히 마무리지어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당 소속 공직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 기타 당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체의 해당행위를 해선 안 된다. 당원의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며 "자연재해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때는 경위를 막론하고 오락성 행사, 유흥,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 전체회의 참석하고 있다. 윤리위는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의 '수해 중 골프' 논란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를 심의한다. (공동취재) 2023.7.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홍 시장은 집중호우로 전국적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고 반박하면서 비판 여론이 커졌다.

이후 김기현 대표는 홍 시장에 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고, 당 윤리위는 지난 18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 안건을 직권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홍 시장은 그 다음날인 19일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징계 수위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리지만 사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은 상황이다.

윤리위원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사과한 것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윤리위원들과 당 지도부, 일선 당원들이 다들 엄중한 분위기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홍 시장이) 사과했기 때문에 구두 경고로 끝났으면 좋겠다"며 "당헌·당규에 골프를 치면 문제가 되고 테니스를 치면 문제가 안 된다는 내용은 좀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윤리위가 판단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이 상황에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눈높이에서 판단하실 거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하는지는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리위는 수해 중 당협위원회 워크숍을 개최한 강성만 금천구 당협위원장에 대해서는 당무감사위에 사실관계 확인을 의뢰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현아 경기 고양정 당협위원장에 대해서는 당무감사위에서 안건을 회부하면서 자동으로 징계절차가 시작돼 8월 중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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