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만 있고…부모 돌본 월급 받고…"中 청년 2명 중 1명은 백수"

지난 4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몰려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공식 통계상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실제 실업률은 50%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까지 포함하면 실질 실업률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20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팀은 최근 연구에서 중국 16~24세 청년층의 실제 실업률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를 크게 상회하는 46.5%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장 교수는 지난 3월을 기준으로 한 국가통계국 자료를 바탕으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지난 3월 중국의 16~24세 청년 인구는 9600만명이다. 이 가운데 노동 인구는 3200만명, 비노동 인구는 6400만명이다. 정부 공식 실업 통계는 노동 인구 320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데, 지난 3월 실업률은 19.6%(약 630만명)로 집계됐다.

장 교수는 비노동 인구에 주목했다. 특히 비노동 인구 중 고교·대학생을 제외한 졸업생 등 비재학생 1600만명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일할 의사가 없거나 가사를 하며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비노동력'으로, 실업 인구에 해당하지 않는다. 장 교수는 "탕핑족(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과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하는 '캥거루족'을 합친 청년이 160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비노동 인구 1600만명을 포함하면, 전체 4800만명 가운데 실업자는 2230만명으로 실업률이 46.5%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장 교수는 "'좌절된 노동력'으로 볼 수 있는 이들이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되면 고용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오판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올해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기준 중국의 16∼24세 실업률은 21.3%로 종전 최고였던 5월 실업률(20.8%)을 경신했다. 여기에 사상 최다 규모인 1158만명의 신규 대졸자가 여름 졸업 시즌에 취업시장으로 쏟아지면 취업난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 증가세는 일시적, 구조적 요인이 모두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장기 봉쇄로 인해 침체된 경기가 예상보다 더딘 회복 속도를 보이면서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청년층을 고용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또 단기간 대졸자 공급이 많이 증가했지만, 이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