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차 우체국 집배원의 촉…쓰러진 80대 독거노인 구했다

"며칠째 안 보여" 이상함 감지
병원서 의식 찾을 때까지 옆 지켜

대전에서 한 우체국 집배원이 집 안에 탈진해 쓰러져 있던 80대 독거노인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충청지방우정청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 둔산우체국에서 21년째 근무 중인 집배원 김경태 주무관은 폭우가 쏟아진 지난 18일 오후 3시 30분께 서구 용촌동 인근에서 우편물 배달을 하던 중 이상한 점을 감지했다.

매일 같이 집 마당에 나와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주던 80대 노인 A씨가 며칠째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

김 주무관이 인근 주민들에게 A씨의 근황을 물어봤지만,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그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웃 주민과 함께 A씨 집안을 살펴보게 됐다.

이때 김 주무관은 방안에서 A씨가 탈진으로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한 것. 그는 즉시 119에 신고했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달려가 A씨가 의식을 찾을 때까지 그의 옆을 지켰다.

A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상태로,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주무관은 "연로한 어르신이 며칠째 보이지 않아 걱정됐었다"며 "누구나 그런 상황을 발견했다면 구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편물 배달을 하면서 홀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는데, 안부를 확인하고 말동무해드리는 것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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