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신뢰에 '여름 시동' 걸린 '가을 남자'…후반기 첫 '2승'이 절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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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시동이 예년보다 빨리 걸렸다.
정수빈(33·두산 베어스)은 그동안 '슬로 스타터'의 이미지가 꾸준하게 따라다녔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정수빈을 꾸준하게 1번타자에 배치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정수빈도 이 감독 믿음에 보답하기 위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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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정가영'의 시동이 예년보다 빨리 걸렸다.
정수빈(33·두산 베어스)은 그동안 '슬로 스타터'의 이미지가 꾸준하게 따라다녔다. '정가영'이라는 별명도 이로 인해 생겼다. 전반기 다소 부진한 출발을 해도 후반기나 포스트시즌 등 큰 경기에서 잘하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가을의 영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가을에 태어나서 그런 거 같다"고 농담섞인 이야기를 하곤 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컸다.
올해 두산은 사령탑으로 이승엽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정수빈을 꾸준하게 1번타자에 배치했다.
4월 중순까지만해도 타율이 2할 초반대에 머무르면서 올해도 '늦은 시동'이 걸리는 듯 했다. 5월 한 달 동안은 1할을 쳤다.
이 감독은 리드오프로 정수빈이 적임자라고 판단했고, 힘을 실어줬다.
정수빈의 페이스도 6월과 함께 올라오기 시작했다. 6월 24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를 기록했던 그는 7월 9경기에서는 3할6푼1리로 더욱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곳곳에서 나오는 호수비는 타율 이상의 가치를 느끼도록 했다. 7월 초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내는 송구는 정수빈의 건재함을 느끼도록 했다.
이 감독은 "원래 정수빈은 뛰어난 선수다. 정수빈을 신뢰하는 건 아프다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며 "리드오프로서 매 경기에 나가는 게 큰 힘이 된다. 공격과 수비, 주루, 작전 수행까지 모두 잘해주고 있다. 1번타자로서 경기를 풀어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수빈이 없다면 우리 팀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수빈은 "전반기에 좋은 페이스로 경기에 나서기 위해 신경도 썼다.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고 컨디션 좋지 않을 때에도 1번타자로 나가다보니 적응을 하게 됐다. 또 믿어주신 만큼 열심히 하게 되더라"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정수빈도 이 감독 믿음에 보답하기 위한 각오를 전했다.
두산은 9연승을 달리면서 전반기를 마쳤다. 이 감독은 역대 베어스 감독 데뷔시즌 최다 연승 타이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1982년 김영덕 감독과 1984년 김성근 감독이 가지고 있다. 아울러 역대 리그에서 정식 감독으로 취임한 첫 해 달성한 최다 연승은 10연승으로 1997년 천보성 LG 감독, 1999년 이희수 한화 감독, 2000년 이광은 LG 감독 3명이 가지고 있다.
두산 구단 최다 연승 기록도 10연승으로 2000년 김인식 감독과 2018년 김태형 감독이 달성했다.
2승을 더하면 구단 최다 연승에 이 감독이 이름을 올리게 된다. 또한 KBO리그 역대 신임 감독 최다 연승 기록도 새롭게 쓰게 된다. 두산은 21일부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후반기 첫 3연전을 치른다.
정수빈은 "후반기에도 지금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다 연승이 10연승으로 알고 있는데 11연승을 해서 감독님께 신기록을 선물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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