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희망한 일 했다…정치인 관련無" 서이초 교장의 해명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극단 선택한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극단 선택을 한 것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학교 측이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20일 권선태 서이초 교장은 입장문을 통해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여러 이야기가 사실 확인 없이 떠돌고 있다"며 "부정확한 내용들은 고인의 죽음을 명예롭지 못하게 하며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어 바로 잡고자 한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서이초에 발령받은 신규 여교사가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정황이 없어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즉각 경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온라인에서는 '사망한 교사가 학교폭력 업무 담당이었다', '가해자 학생 가족 중 정치인이 있어 압력을 행사했다'는 등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대해 권 교장은 "SNS에서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의 가족은 이 학급에 없음을 확인했다"며 "고인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NEIS) 권한 관리 업무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무에 대해선 "고인이 희망한 업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담임 학년(1학년)은 고인의 희망대로 배정된 것"이라며 지난 3월 1일 이후 고인의 담당 학급의 담임 교체 사실이 없다"고 했다.

권 교장은 또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사안은 학교의 지원으로 다음날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해당 사안은 학급 내에서 학생 간 벌어진 다툼이다. 한 학생이 뒤에 앉아 있던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고, 피해 학생 부모가 고인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권 교장은 "너무나도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난 고인에 대해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 대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고 했다.

학교 입장문에 유족 측은 학교에서 극단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원인이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족 측은 "입장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와 있다"며 "사회 초년생이 왜 학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는지 정확한 답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 직장인 학교에서 생을 마쳤다는 것은 죽으면서 알리고자 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억울한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교육환경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고쳐지면 좋겠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