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초강대국 도약대 될 첨단특화단지
2018년, 신 냉전이라 불리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 산업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두 나라의 패권 경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야기시켰고, 이즈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세계 각국에 기술 혁신을 가져왔다.
즉, 그동안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우리 경제와 수출의 등뼈가 됐던 메모리 반도체, 자동차 등의 분야가 후발 주자들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물론 우리의 주요 기술력과 시장을 지키기 위한 대응 전략은 신속하게 펼쳐졌다.
반도체 등 핵심산업의 견고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부터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그리고 연구개발(R&D), 금융, 수급 체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기술 초격차 유지와 핵심 공급망의 안정을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반도체의 경우, 첨단 미세 공정으로 인해 갈수록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초격차 행보가 더뎌짐에 따라 후발주자들이 바짝 추격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으로부터 공급받는 반도체 관련 제품의 수입 비중이 올해 소부장넷 기준 29.58%나 된다.
원재료와 정밀 원자레벨 증착장비 등 첨단 반도체용 소재와 장비기술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선도 기술의 초격차 유지 전략은 필수이며, 핵심 공급망의 근간인 중소·중견 기업의 첨단 소부장 기술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기술혁신 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완제품 기업과 공급 기업을 자연스럽게 연계시킬 수 있는 첨단-소부장 특화단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특화단지는 지난 2021년 5개 산업을 시작으로 소부장 특화단지가 조성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올해 7월 소부장 경쟁력강화위원회를 통해 미래자동차,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5개의 2기 소부장 특화단지와 함께 7개의 신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가 지정됐다.
소부장 특화단지는 앵커(수요)기업을 중심으로 특화 기술의 관련 소부장 기업들을 집적시켜 기업 간 협력 생태계 조성을 통한 기술자립화와 공급망 내재화를 목표로 지정됐다. 올해 처음 지정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전략산업 및 전략기술 관련 교육·연구시설 및 산업시설 간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2기 소부장 특화단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방·항공·전기자동차 등의 핵심 반도체인 SiC, GaN 기반 전력반도체의 부상을 예고한다. 글로벌 3위를 차지하고 있는 CMP 반도체 장비의 경기 안성 등을 선정해 첨단 소부장의 공급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기지인 경기 용인·평택을 비롯해 초미세 반도체 생산을 위한 첨단 웨이퍼의 경상북도 구미가 선정돼 반도체 기술의 초격차를 확보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올해 소부장 특화단지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첨단소재 탈중국화' 시도와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블록화에 대한 한 발 앞선 대응인 동시에 핵심 기술의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핵심 산업의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스페인의 '자문디오 테크놀러지 파크'와 프랑스의 '메쯔 테크노폴' 등의 성공한 클러스터가 보여준 것처럼, 지역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고부가 첨단기술 중심의 지속적인 정부 지원과 마부위침(磨斧爲針)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투자로 글로벌 리딩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범국가 차원에서 핵심산업의 새로운 도약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까지 이끌 수 있는 특화단지 조성과 지속적인 R&D 지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쓰러진 교권, 머리채 잡힌 선생님…인천서 초등생 교사 폭행
- 20대女 10명 성폭행범 박병화 퇴거 못시킨다…집주인, 명도소송 패소
- 만취 20대女 데려가 성폭행하려 한 50대男…경찰에 딱 걸렸다
- "군인 BTS진 사진 덕에 목숨 구했다"…강도 낌짝 놀라 달아나
- "우리 아들 어딨어요, 내 아들"…실종 해병대원 엄마, 물살 보며 `오열`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