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추적 끝 붙잡은 택시강도 살해 일당…징역 30년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의 인천지법. 경기일보DB

 

법원이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현금을 가져가 도주한 뒤 16년 만에 붙잡힌 일당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 15부(부장판사 류호중)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7)와 B씨(48)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류 판사는 “A씨는 ‘범행 현장에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유전자 정보(DNA) 감정 결과 등을 살펴보면 의심의 여지 없이 현장에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와 강도 계획은 함께 했지만 살인은 같이 하지 않았다는 B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우발적으로 범행하고 동종 전과가 없지만 피고인들 누구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에 따르면 피해자 택시 안에서 나온 혈흔과 A씨의 혈흔이 DNA 검사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해자 부검감정서상 피해자를 제압하고 흉기로 찌르는 등의 역할 분담이 필요한, 혼자서 하기에 무리가 있는 범행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범행으로 인한 결과가 중대하다는 이유다.

A씨와 B씨는 지난 2007년 7월 1일 오전3시께 인천 남동구 남촌동 도로 인근에서 택시기사 C씨를 흉기로 17차례 찔러 살해한 뒤 현금 6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C씨의 택시를 훔쳐 몰아 2.8㎞ 떨어진 주택가에 주차한 뒤 뒷좌석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시신은 살해 현장에 방치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작은 지문을 활용해 수사에 착수, 사건 발생 후 16년 만인 올해 이들을 검거했다.

이시명 기자 sml@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