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도 2시간30분만에 끝? 용진이 형 바람이 현실로? 한국에 야구혁명이 일어날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에도 야구혁명이 일어날까.
KBO가 20일 여러 내용을 보도자료로 발표했다. 8월 주말경기 우천취소 시 월요일 경기 부활과 함께 최근 논란이 된 스리피트 이슈에 대해 확실히 짚고 넘어갔다. 국가대표팀 전임감독 재도입 및 전임코치 도입도 약속했다. 야구대표팀이 상시 운영되며, 내년에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서울에서 갖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평가전을 추진한다. 메이저리그 교육리그 참가, 지도자 육성 체계화, 스트라이크/볼 자동판정 시스템 도입 추진 등 반가운 소식이 많았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시행 중인 스피드업 규정 대거 도입이다. 피치클락, 연장 승부치기,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한 투수의 최소 세 타자 승부가 차례로 거론됐다. 이 제도들이 순차적으로 KBO리그에 도입되면,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처럼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메이저리그의 경우 3시간씩 걸리는 경기가 거의 없다. 대부분 2시간3~40분대에 끝난다. 피치클락으로 타자들은 유주자시 20초, 무주자시 15초만에 투구해야 한다. 견제구도 세 차례 반대로 타자들은 8초만에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 견제구 횟수도 한 타자당 2회로 제한된다.
과거 시간단축을 위해 이닝교대 시간을 줄이고, 마운드 방문 횟수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있긴 했지만, 피치클락 도입으로 메이저리그 풍경이 180도 바뀌었다. 연장에 가도 무사 2루에서 시작하는 승부치기가 있어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승부가 결정된다.
KBO리그는 전반기에 9이닝 평균 3시간 11분, 연장 포함 3시간16분씩 치르고 있다. 3시간 10분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들도 있기 때문에, 여전히 3시간 30분~4시간 안팎으로 진행되는 경기도 많다. KBO리그는 9이닝 기준 2012년 3시간6분 이후 3시간5분 내로 들어오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식 규정변화가 도입되면 KBO리그도 2시간3~40분대 경기가 나올 수 있다. 경기시간이 최대한 짧아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어필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가 시간단축에 사활을 거는 건, 더 이상 올드 팬들에게 의존하지 않아야 하며, 역동적이며 익사이팅함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를 유치하지 못하면 망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요즘 야구를 안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야구는 오래 해서 지루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걸 깨부숴야 한다. 그런 점에서 KBO의 변화가 상당히 의미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인플레이 상황을 늘리도록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베이스크기 확대와 수비시프트 제한, 견제구 횟수 제한이 대표적 장치다. 홈런과 삼진이 줄어들고, 인플레이 상황이 늘어야 흥미를 끈다는 분석이 있었다. KBO리그도 베이스 크기 확대, 시프트 제한 도입으로 뛰는 야구가 활성화될 여지는 있다.
연장 승부치기를 도입하는 것도 의미 있다. 야구 전통론자들에게도 승부치기에 대한 반감은 많이 사라진 상태다. 제도 자체가 2008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실시했을 정도로 대다수 야구 소비자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승부를 없앤다는 점에서 더더욱 의미가 있다. SSG 정용진 부회장이 올 시즌 도중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무승부에 대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표하기도 했다.
KBO는 이날 해당 내용을 발표하면서, 도입시기에 대해선 세부적으로 조정 중이라 설명했다. 어쨌든 피할 수 없는 변화다. 메이저리그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데 KBO리그도 받아들일 부분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야구에도 혁명이 일어날 듯하다.
[KBO리그 현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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