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천·홍천·영동에 양수발전소…‘들쭉날쭉’ 태양광 보완 나섰다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3. 7. 20. 18: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동·홍천·영동 발전소 건설기본계획 수립·승인
태양광 출력제어…재생에너지 계통불안에 각광
돌발사고, 긴급 부하변동시 출력조절 대처 가능
영동·홍천·포천 이어 1.75GW 규모도 신규 추진
경북·경남·전남·제주 등 후보 지역서 유치 총력
청송양수발전소 상부댐 [사진 =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4조원을 투입해 경기, 강원, 충북 3곳에 총 1.8GW 규모 양수발전소를 건설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전력계통 불안정 문제에 대응하고 원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1년 이후 12년만에 양수발전소 건설이 다시 본격화되는 것이다.

20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말 경기 포천, 강원 홍천, 충북 영동 등 3곳의 가변속 양수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최종 승인했다.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포천(350MW급 2기), 홍천(300MW급 2기), 충북(250MW급 2기)등 총 1.8GW 용량의 양수발전소 건설 투자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총 사업비 4조3000억원은 부지 보상비를 비롯해 발전소 준공까지의 건설비, 기자재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 비용이다.

영동 발전소는 지난 5월 정부의 건설사업 예정구역 고시가 이뤄졌고, 홍천과 포천도 연내 고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주기기 선정과 환경영향평가 등 과정을 거쳐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양수발전소는 지난 2011년 준공된 예천 발전소가 마지막이었다.

한수원이 양수발전 추가 건설에 나선 것은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수발전은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의 값싼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 물을 상부댐에 저장했다가 여러 가지 부하가 겹쳐져서 종합 수요가 커지는 시기에 상부댐 물을 하부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전력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으며, 전력생산 속도가 타 에너지원 발전설비보다 높아 전력계통의 돌발적인 사고에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즉 양수발전은 전기수요의 변동에 따른 대용량 화력발전이나 원전의 출력변동으로 인한 기기 수명단축, 효율저하 등을 보완해 열효율과 이용률 향상에 기여하는 ‘백업’ 설비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제주도나 서해안 지역의 태양광, 풍력 발전설비 생산 전력의 출력제한이 발생하는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따른 전력계통 불안이 나타나면서 안정적인 출력조절이 가능한 양수발전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이번에 추진하는 1.8GW 규모 신규 양수발전 도입 계획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제10차 전기본을 수립하면서 재생에너지 공급과잉 대응을 위한 백업 설비로 저장장치(20.85GW), 양수발전(1.75GW) 건설 등을 포함해 최대 45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창의융합대학장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 출력제어 완화 등을 위한 백업설비 마련에 45조원의 투자가 필요한데 양수발전을 적절히 늘리면 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장장치인 배터리저장시스템(BESS)의 설치가 20GW 이상 필요한데, 양수발전은 BESS에 비해 단가가 싸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유 학장은 “기존에는 심야시간에 펌핑(양수)했다가 낮에 발전하는 방식이었지만 현재는 낮에 태양광이 남아돌 때 펌핑하고 야간에 발전해 산업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식으로 양수발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에서는 벌써부터 추가로 건설될 양수발전을 유치하려는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제주도와 전남 구례군, 경북 영양군·봉화군, 경남 합천군 등이 뛰어들었다. 영양군과 합천군은 지난 17일 한수원과 ‘양수발전소 유치 및 건설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봉화군은 앞서 지난달 22일 ‘봉화양수발전소 유치 범군민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부는 오는 8~9월 중 우선순위 사업자 심의·결정을 통해 사업자와 발전소 위치 등을 선정할 예정이다.

■ 용어설명 양수발전 : 전력수요가 적은 심야의 저렴한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 물을 상부댐에 저장했다가 전력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댐 물을 하부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