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자마자 어지러워"…장애인복지시설에 독극물 의심 소포 배달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돼 이를 개방한 시설 원장과 직원 등 3명이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시설에는 현재 이용자 등 70명 정도가 있으나 건강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울산소방본부와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29분께 동구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원장과 직원 등 3명이 성인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노란색 비닐봉지를 열어본 뒤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했다.

원장은 "(소포를) 뜯자마자 어지러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고, 경찰은 부상자들 진술을 토대로 이 소포가 대만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고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이들을 병원으로 이송한 후 해당 비닐봉지를 수거했고, 이들 3명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기동대 1개 중대를 해당 시설 주변에 배치해 통제했으며 군 화생방부대, 보건소, 환경부 화학재난합동관제센터 등이 합동 조사 중이다.

비닐봉지 안에 별다른 물질이 없어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간이 검사 결과 방사능이나 화학 물질 등에 대한 특이점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이 비닐봉지 겉면에는 해당 장애인복지지설 주소와 수취인 이름, 특정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지만, 해당 이름의 시설 직원이나 이용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전화번호 역시 없는 번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사흘 전에도 이 시설에 튜브형 화장품이 들어있는 같은 모양 비닐봉지가 배달된 적이 있어, 경찰이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비닐봉지의 정확한 발신처 발송과 배달 날짜, 원한 가능성 등을 두루 조사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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