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포상금 10억"… 임종룡, 내부통제 칼 빼들다

100% 완벽한 내부통제 의지
지점장 승진평가에도 반영키로
외부접수 채널로 익명성도 강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우리금융 제공.

임종룡(사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00% 완벽한 내부통제 달성'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내부자 신고를 통해 금융사고를 막은 경우 최대 10억원의 포상금을 주고, 지점장 승진평가에 내부통제 경력을 반영한다. 취임 당시 최우선 경영 방향으로 제시한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대대적인 작업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20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장중심'의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우리금융이 도입한 혁신방안은 △내부통제 체계 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및 역량 강화 등이다.

이미 우리은행은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인력 33명을 영업 최일선인 영업본부에 신규 배치했다. 다른 자회사에도 하반기 내 배치를 추진 중이다.

전재화 우리금융 준법감시인은 "기존에도 영업점에 내부통제 담당자가 있지만 영업 업무와 겸직을 하고 지점장에게 영업 관련 평가를 받기에 내부통제가 부수적 업무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 '내부통제 전담인력의 1선 배치'로 업무 충실도를 높이는 한편 평가권은 준법감시인에게 부여함으로써 담당 인력의 독립성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신사업 추진 시 사업 리스크를 다각화해서 검토할 수 있도록 해당 사업에 대해 정통한 타 직원에게 리스크를 크로스 체크할 권한을 신설했다. 또 부서 준법감시담당자의 거부권은 명문화하기로 했다.

내부통제에 대한 임직원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선 전 직원이 지점장 승진 전까지 최소 한 번씩은 내부통제 업무경력을 갖출 것을 필수화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향후 지점장 승진 평가에 준법감시, 부점감사 등 내부통제 경력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전재화 상무는 "내부통제가 특정 부서나 담당자만이 수행하는 업무가 아니고 '내가 직접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같은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사각지대 개선을 위해 기존의 내부자신고 내부 접수채널 뿐만아니라 '외부접수 채널'을 도입해 익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내부통제 개선 아이디어 공모도 한시적 접수에서 상시 접수로 변경해 추진하기로 했다.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내부통제 연수 체계화와 준법·검사 등 내부통제 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지난 6월 그룹 전 임직원의 직급·직무별 특성을 반영해 수립한 내부 통제 연수 로드맵에 따라 맞춤형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지주사는 준법조직 내 IT내부통제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은행은 검사실을 검사본부로 격상시키고 디지털검사팀을 신설했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내부통제에 허점이 생기는 일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금융위원회가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으로 제시한 '책무구조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업무책임자가 불분명하거나 중첩돼있던 업무에 대한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 임직원의 책임의식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전 준법감시인은 "이번 내부통제 체계 개편이 영업 현장에서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내부 통제는 우리금융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양보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라며 "앞으로 임직원의 인식 전환과 제도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를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