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 열어 추모 공간 마련해야" 서이초 앞 교사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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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으로 추정되는 저연차 교사 사망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교내 추모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교사 등 추모객들과 교문을 개방하지 않는 학교 간의 충돌이 20일 발생했다.
경찰이 학교 앞 도로 1개 차도를 막아 추모 공간을 마련했지만, 교사들은 추모공간이 학교 안에 있어야 한다며 교문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사들이 교문 안팎에서 다함께 "열어줘", "교문 개방하라", "추모 공간 마련하라" 등의 구호를 제창하면서 혼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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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사들 "건물 안 적절한 공간 마련해 달라"
학교 "방과 후 수업" 이유로 막다 끝내 교문 개방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극단선택으로 추정되는 저연차 교사 사망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교내 추모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교사 등 추모객들과 교문을 개방하지 않는 학교 간의 충돌이 20일 발생했다.
20일 오후 서이초 앞은 해당 교사를 기리기 위해 이 곳을 찾은 동료 교사들의 행렬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이들은 교문 앞 인도에 100m 이상 길게 줄을 서 기다렸다가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 편지를 남기고 헌화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 오후 3시20분께부터 충돌이 시작됐다. 경찰이 학교 앞 도로 1개 차도를 막아 추모 공간을 마련했지만, 교사들은 추모공간이 학교 안에 있어야 한다며 교문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학교 측에서 교내 진입을 막아달라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대치상황이 이어졌다. 학교 측 관계자는 "방과 후 수업이 진행 중이라 학생들이 교내에 있다"며 진입을 허가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고인에 대한 애도만 표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들은 "이미 교문 앞은 매우 혼잡하다. 안전하고 조용하게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등교사는 "이 젊은 사람이 이렇게 갔는데 선배로서, 동료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서이초에) 왔다"며 "우리는 그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을 조용히 추모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이 교문 안팎에서 다함께 "열어줘", "교문 개방하라", "추모 공간 마련하라" 등의 구호를 제창하면서 혼란이 이어졌다.
대치 상황이 이어지자 학교 측에서는 오후 4시50분께 안내 방송을 통해 교내에 분향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10분께엔 권선태 서이초 교장이 직접 교사들을 만나 "심정 이해한다. 학교 측에서도 분향소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6시께 학교 측이 교문 옆 통로를 열어주면서 약 3시간 가량 이어진 대치상황은 종료됐다.
앞서 서울시 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담임이었던 여교사가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정황이 없어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미 온라인에선 '사망한 교사가 학교폭력 업무 담당이었고, 학교 폭력 가해자 학생 가족 중 정치인이 있어 압력을 행사했다'는 등 소문이 나돌고 있다.
잡음이 커지자, 해당 학교 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학교 측은 고인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니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거론된 정치인의 가족은 이 학급에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가족과 교원단체 등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고인의 외삼촌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젊은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며 "학부모의 갑질이 됐든, 악성 민원이 됐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됐든 이번 죽음과 관련이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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