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과 비교군이 핵심'··· 상황별로 적절한 컴퓨터 벤치마크는?
소비자용 데스크톱 및 노트북은 제조사, 그리고 브랜드마다 제품의 크기나 형태가 모두 다르다. 하지만 연산 처리를 담당하는 프로세서와 그래픽 처리를 위한 그래픽 카드,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메모리, 장기 저장하는 저장 장치, 그리고 이 부품들을 서로 연결하는 마더보드와 전원 공급장치가 공통적으로 들어가고, 이외 케이스나 모니터, 키보드 및 마우스 등의 주변 기기를 선택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조사나 브랜드가 달라도 호환성이 맞는 부품을 구매해서 조립하면 된다.
하지만 조합 가능한 수가 무한대에 가깝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의 성능이 좋고, 어떻게 해야 최적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브랜드들이 성능에 따른 라인업의 구분을 두지만, 조합 가능한 수도 많고 변수도 많다. 그래서 시스템 성능을 변별력 있고, 일관성 있게 측정하기 위해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벤치마크는 정해진 3D 렌더링이나 연산 작업 등을 바탕으로 시스템의 성능을 수치로 나타내는데, 어떤 조건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은지 짚어본다.
영상 편집 등 고연산 작업용 시스템의 경우
컴퓨터를 구성할 때 연산 처리 및 작업 성능을 최우선으로 보는 경우라면 가볍게라도 벤치마크를 볼 줄 알아야 한다. 성능이 높은 컴퓨터일수록 부품의 가격이 비싸고, 잘못된 구성을 적용하면 그만큼 비용은 더 들이고 작업 효율은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같은 사진 편집 프로그램이나 프리미어 프로, 다빈치 리졸브, 애프터 이펙트 등의 프로그램을 다루는 경우라면 퓨젯시스템즈(PugetSystems)의 퓨젯벤치가 유용하다.
퓨젯벤치는 콘텐츠 제작자, 엔지니어, 과학자 및 기타 전문가 등의 직군을 위한 컴퓨터 시스템의 성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며, 기존에 설치된 포토샵, 라이트룸 클래식, 프리미어 프로, 애프터이펙트, 다빈치 리졸브에 플러그인 형태로 설치해서 실행한다. 테스트 대상 소프트웨어는 직접 보유해야 하고, 홈페이지 설명에 따라 진행한다. 결과가 산출되면 퓨젯벤치 홈페이지에서 다른 사용자가 남긴 결과와 상대평가하는 식으로 성능을 비교한다. 만약 특정 하드웨어를 구축할 예정이라면 결과에서 성능 평가를 보고 다른 하드웨어와 가늠한다.
퓨젯벤치가 복잡하고, 간단한 벤치마크를 찾는다면 블렌더 재단의 블렌더 벤치마크나 카오스그룹의 V-레이(V-Ray) 벤치마크를 사용해 보자. 두 서비스 모두 CPU 및 GPU의 3D 렌더링 성능을 측정하는 프로그램이며,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시스템과 성능을 비교할 수 있다. 특히 블렌더의 경우 실제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가늠하는데 쓸 수 있고, 또 표본이 매우 많기 때문에 본인 시스템은 물론 추후 구매 예정인 시스템의 성능도 손쉽게 판별할 수 있다. 다만 CPU와 GPU를 각각 테스트하기 때문에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판단하기엔 어렵다.
성능 편차 크지 않은 사무용 컴퓨터, 더 꼼꼼히 따져야
사무용 컴퓨터는 가격대 성능비를 고려하면서도, 실사용에 적합한 성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이 때문에 사무용 제품을 겨냥한 벤치마크는 웹서핑, 화상회의, 문서 작업, 사진 및 영상편집 등을 복합적으로 진행한다. 현시점에서 변별력을 인정받는 벤치마크로는 UL솔루션즈의 UL프로시온과 PC 마크 10이 있고, 가볍게 진행할 벤치마크는 밥코(BAPCo)의 크로스마크, 프라이메이트의 긱벤치(Geekbench) 등이 있다.
UL프로시온은 전문 사용자를 위한 업계 표준 벤치마크로, 사무실 생산성이나 배터리 테스트, 비디오편집, 사진편집, 윈도우용 AI 추론 등 다양한 산업 및 전문 영역에 대응한다. 해당 벤치마크는 기업용, 소매용, 공공기관 조달용도로 쓰일 만큼 신뢰도가 높지만, 일반 소비자의 접근성은 떨어진다. 만약 접근성이 좋은 벤치마크를 찾는다면 동사에서 출시한 PC마크 10이 적합하다. PC마크 10은 사무실 생산성이나 배터리 테스트 등이 포함되어 있고, 오픈소스 기반의 소프트웨어로 동작하며 체험판 모드로도 성능을 측정할 수 있다.
한편, 변별력 없는 벤치마크로 성능을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일부 국내 공공기관의 경우 패스마크 소프트웨어의 ‘퍼포먼스 테스트’를 성능 구분의 지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패스마크 테스트의 경우 현대 컴퓨팅 환경도 아닐 뿐 더러, 면책 항목을 통해 정확성, 신뢰성, 오류 및 누락 가능성이 있으며 결과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대목이 있다. UL솔루션즈가 벤치마크 개발 프로그램을 조직해 공정하고 중립적인 벤치마크 결과를 제공하겠다고 기재한 것과 정반대다. 가급적 패스마크처럼 신뢰하기 어려운 벤치마크로 성능을 구분하는 것은 피하자.
만약 앞서 벤치마크들보다 더 간단한 벤치마크를 찾을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크로스마크, 프라이메이트 홈페이지로 제공되는 긱벤치 6를 실행하면 된다. 두 벤치마크 모두 노트북 및 데스크톱, 모바일, 태블릿까지 모두 대상으로 하며, 실행 후 간단한 절차만으로 성능을 비교할 수 있다. 다만 간단한 버전인 만큼 신뢰도는 낮으며, 단순 비교 수준에 적합하다.
성능 구분이 쉬운 게이밍 벤치마크
게이밍 벤치마크는 작업용 및 사무용 컴퓨터와 다르게, CPU 및 GPU의 단순 성능에 초점을 맞춘다. 실제로 벤치마크 점수가 높을수록 게이밍 성능도 비례해서 상승한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벤치마크는 UL솔루션즈의 3D마크 테스트며, 그중에서도 ‘파이어스트라이크’가 대명사다. 파이어스트라이크는 다이렉트 11 기반의 FHD 해상도 게임 성능을 측정하는 테스트며, 스팀 플랫폼에서 체험판을 다운로드해 실행할 수 있다.
파이어스트라이크 결과는 CPU에 대한 물리 점수(Physics Score), GPU에 대한 그래픽 점수로 각각 제공된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GTX 1060의 그래픽 점수가 1만 점, RTX 4080의 그래픽 점수가 4.5만 점이면 게임 내 동일한 옵션일 때 프레임 수도 약 4.5배 정도 높다. 물론 CPU 성능, 해상도, 옵션에 따라 프레임 수가 바뀌므로 구성에 따른 게임 프레임은 다를 수 있다.
조금 더 최신 장치를 확인할 경우 다이렉트 12를 지원하는 타임스파이로 테스트를 진행한 다음 비교한다. 두 테스트 결과는 3D마크 홈페이지를 통해 전 세계 게이머들이 올린 자료와 비교할 수 있고, 또 원하는 하드웨어의 결과와 본인의 시스템을 비교해 보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하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게임 내 벤치마크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게임 벤치마크는 게임 옵션에서 직접 제공하는 경우, 그리고 프레임 측정 도구를 활용해 직접 프레임을 계산하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첫 번째를 활용하는 게 정확하며, 내 시스템이 특정 해상도와 옵션에서 어느 정도 성능을 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값은 다른 시스템에서 진행한 결과와 비교하는데 쓸 수 있고, 또 내 시스템의 성능에 맞게 옵션을 보정하는데도 쓸 수 있다.
만약 CPU 성능을 테스트할 경우 애쉬즈 오브 더 싱귤러리티나 토탈워 시리즈의 빈도가 높고, 레이트레이싱이나 업스케일링 등을 포함한 고성능 테스트는 사이버펑크 2077 혹은 툼레이더 리부트 시리즈의 활용 빈도가 높다. 게임 없이 벤치마크 툴만 제공되는 파이널판타지 15 벤치마크, 스트리트 파이터 6 벤치마크도 써볼 만하다.
벤치마크, 시스템 성능 중요할수록 숙지해야
벤치마크를 활용하는 이유는 시스템을 조합한 것 만으로는 그 성능이 어떨지 쉽게 구분하기 어려워서다. 부품의 등급이나 라인업을 보면 대략적으로 성능을 유추할 수 있지만, 정밀하게 성능 수준을 확인해야 하거나 변별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벤치마크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울러 벤치마크를 활용할 때에는 메인보드 펌웨어와 칩셋 드라이버,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는 반드시 최신으로 설치하고, 윈도우 업데이트도 가능한 최신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대다수 드라이버는 안정화 코드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설치한 이후에 성능이 더욱 안정적으로 나온다. 또한 여러 대의 시스템을 비교하는 경우라면 시스템이 구축된 공간의 온도나 시스템의 방열 구성 등도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
이런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벤치마크의 결과는 그 자체로 시스템 성능을 구분 짓는 잣대가 된다. 다른 사람이 비슷한 환경에서 테스트한 결괏값이 있다면, 내 컴퓨터와 상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컴퓨터 성능 등을 세심하게 비교해야 하는 경우라면 상당히 중요한 데이터다. 또한 본인이 벤치마크를 직접 진행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을 활용해 다른 사람이 진행한 결과를 확인하고 비교할 수도 있으니, 관련 직무를 수행하거나 컴퓨터 성능을 비교할 일이 잦다면 숙지하도록 하자.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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