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伊서 ‘히트펌프’ 보조금 삭감… 삼성·LG, 판매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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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히트펌프 설치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의 유럽 지역 HVAC(냉난방공조) 사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내에서 히트펌프 수요가 높은 국가의 보조금이 줄어 삼성전자, LG전자의 판매 전략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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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재정 부담 증가로 히트펌프 설치비 환급 제도 폐기
”보조금 의존도 높은 제품… 국내 기업 판매 영향 줄 수 있어”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히트펌프 설치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의 유럽 지역 HVAC(냉난방공조) 사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히트펌프는 공기나 지열을 통해 냉·난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지만, 설치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보조금 감축에 따라 유럽 소비자들의 히트펌프 설치비 부담이 늘어 현지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독일 슈피겔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 1~6월 히트펌프 지원금 신청은 4만8800건으로 전년 대비 49.8% 줄었다. 독일 정부가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보조금 상한선을 낮추면서 설치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렸고, 삭감이 진행된 현재는 신청 건수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독일에서 히트펌프 설치시 주택 1개에 대한 최대 지원 금액은 2만1000유로(약 2978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보다 3000유로(약 425만원) 감소한 수치다.
지난 2월 이탈리아도 단열 시스템, 히트펌프, 태양 전지판을 설치할 때 세금을 환급해 주는 친환경 제도를 폐지했다. 이 제도 시행을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1100억유로(약 155조원)의 비용을 썼는데, 이로 인해 재정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지안카를로 조르게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이 제도를 “무모한 정책”이라 표현하며 공공 재정에 위협이 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히트펌프는 석유나 가스를 쓸 필요가 없어 탄소배출 저감이 가능하지만 설치 비용이 비싸 각국 정부가 직접 설치비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 히트펌프 설치 비용은 700만원 수준인데, 100만원가량인 가스 보일러보다 7배 이상 비싸다. 초기 비용 부담이 큰 제품이기에 정부 차원에서 설치 장려를 위해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내에서 히트펌프 수요가 높은 국가의 보조금이 줄어 삼성전자, LG전자의 판매 전략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히트펌프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의 히트펌프 판매 대수는 51만3535대로 프랑스(62만1776대)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독일은 27만5697대로 3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히트펌프 수요가 높은 국가의 정부가 히트펌프 보조금 정책을 직접 정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선 손 쓸 방안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히트펌프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2일 공개한 중·장기 사업비전을 통해 가정·상업용 HVAC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매출액을 2030년까지 2배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유럽에서 히트펌프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에 고효율 히트펌프를 출시하고 매출을 전년 대비 118% 끌어올리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EHS 모노’ 모델을, LG전자는 ‘써마브이’ 모델을 유럽 시장에 출시·판매하고 있다.
김종대 인하대 환경경영학과 교수는 “유럽 소비자들이 히트펌프를 설치할 때 국가 지원에 의존을 많이 하고 있어 보조금이 감소하면 국내 기업의 수출액이 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유럽 내 친환경 냉난방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판매량이 다시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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