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최초의 소방관이라는 점에서 '멸화군'에 끌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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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화군이 되고 싶다면 이 물동이 5개를 들고 사다리에 올라 종을 울려 보거라."
조선 최초의 소방관 멸화군이 되었다는 벅찬 마음을 품은 신임 천수는 훈련 첫날부터 주어진 임무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우진하 연출은 20일 서울 유니플렉스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조선시대 최초의 소방관이라는 이유로 멸화군에 끌렸다"며 "대화재가 방화였다는 기록을 보고 방화는 어떻게 일어나게 됐을까 상상하며 만들어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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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멸화군이 되고 싶다면 이 물동이 5개를 들고 사다리에 올라 종을 울려 보거라."
조선 최초의 소방관 멸화군이 되었다는 벅찬 마음을 품은 신임 천수는 훈련 첫날부터 주어진 임무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선임 멸화군은 진화 훈련이 한창인 가운데 고민하던 그는 동아줄로 물동이를 엮어 무작정 몸에 매달고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한다.
지난 달 23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개막한 뮤지컬 '멸화군'은 상상 속에 존재하는 조선시대의 소방관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늠름한 소방관의 모습은 1467년 대화재가 발생한 뒤 멸화군이 탄생했다는 한 줄의 기록에서 탄생했다.
우진하 연출은 20일 서울 유니플렉스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조선시대 최초의 소방관이라는 이유로 멸화군에 끌렸다"며 "대화재가 방화였다는 기록을 보고 방화는 어떻게 일어나게 됐을까 상상하며 만들어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창작진은 멸화군의 훈련과 진화 작업에 대한 자료를 참조하고 상상력을 활용해 장면을 만들어갔다.
이날 진화 작업은 시연되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사료에 따라 진화 작업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도끼와 쇠갈고리로 지붕을 부수고, 물에 적신 천을 감싼 막대로 불을 제압하는 과정이 작품 속에 구현됐다.
우 연출은 "2021년 초연 당시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던 장면이 불 끄는 장면이었다"며 "초연에는 화재를 진압한 뒤 상황만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멸화'라는 넘버를 추가해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화재를 묘사하기 위해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타오르는 불을 그래픽으로 구현해 소방관이 느끼는 긴박감을 표현했고, 무대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로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우 연출은 "불을 표현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며 "이번 공연에서는 멸화군이 소중하게 여기는 멸화일지를 활용했다. 종이가 불에 잘 타는 소재라는 점도 살리고, 멸화군이 지켜낸 일상을 기록해나간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무대의 규모가 커지면서 작품이 더 풍성해졌다고 전했다. 출연진은 5명에서 3명이 늘어 8명이 됐고, 넘버 역시 9곡이 추가했다.
이에 따라 스토리 역시 더 탄탄해졌다. 초연이 방화범을 추적하는 드라마였다면 재연은 각 인물의 서사와 관계성을 살렸다. 대화재로 인해 동료를 잃은 멸화대장 중림, 형을 잃은 멸화군 천수, 아버지를 잃은 양반댁 규수 연화의 엇갈린 선택을 풀어낸다.
마창욱 음악감독은 "초연 당시 없던 곡이 추가됐고, 기존에 존재하는 노래 중간 대사를 추가해 살을 붙이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앞서 불렀던 곡을 다르게 편곡해 부르는 리프라이즈 기법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예를 들어 극의 정점에서 방화의 죗값을 이야기하는 '한 발, 한 발'의 리프라이즈는 이번에 추가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연 작곡가는 "처음에는 단순히 소방관을 영웅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멋지게 작업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며 "인물이 지니고 있는 아픔,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묘한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 모호함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화재의 원인을 쫓는 멸화군을 따라가며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멸화군의 사명감을 부각한다. 우 연출은 "사명으로 지켜낸 하루하루가 쌓여, 더 나은 내일이 된다"는 말로 주제를 설명했다.
다만 이날 프레스콜에서 화재 현장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대사의 속도가 빨라 일부 대사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멸화군'은 오는 9월 10일까지 계속된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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