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윤리위, 홍준표 징계절차 개시···"사과론 부족, 진정성 더 보여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골프를 쳐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당 윤리위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진행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리위에 따르면 홍 시장의 징계 개시 사유는 '7월15일 수해 중 골프 행위 관련 당 윤리규칙 제22조 제2항 위반'과 '17~18일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 제4조 제1항 위반'이다.
국민의힘 윤리규칙 제22조에는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이나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체의 해당행위를 하지 않아야 하고, 자연재해나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엔 유흥·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윤리규칙 제4조는 당원은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30분 대구 팔공CC에서 1시간 가량 골프를 치다 비가 내려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구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홍 시장의 골프장 방문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확대됐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침수사고가 일어나고 경북 예천군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폭우 피해가 전국적으로 발생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홍 시장의 해명이 관련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주말에는 공무원들이 자연스럽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당시) 내가 (대구시에) 비상근무를 지시한 적이 없다. (골프는)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우선시해야 할 건 사건의 진상 파악"이라고 말했다.
당 윤리위는 홍 시장의 소명을 듣는 절차 등을 거쳐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징계수위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수해 지역 봉사활동 등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추가적인 조치가 있으면 양정에 고려될 수 있다는 입장이 나왔다.
김기윤 국민의힘 윤리위원은 윤리위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사과하지 않는 분과 (비교해) 하는 분은 분명히 양정에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과에만 그치지 않고 피해 가족들과 유족들, 수재민들에게 앞으로 진정성있는 모습 보인다면 좀 더 양정에 도움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전날 대구광역시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골프장 방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수해로 상처를 입은 국민들과 당원 동지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윤리위원은 "예를 들어 수해현장 찾아가서 가족들 위로하거나 함께 봉사활동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정에 도움될 것"이라며 "윤리위에 회부된다는 것 자체가 징계사유가 있어서 회부된 건데 조금이라도 뉘우치고 반성하고 극복하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인다면 그 부분은 양정에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윤리위원은 "홍 시장에서 사과 했지만 아직은 국민들께서 보시기엔 많이 부족할 거라 생각할 거라 본다"며 "사과문 쓴 것에 그치지 않고 더 진정성 있는 모습 보여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만시지탄"이라며 "우리 당은 과거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와중에 골프 등 물의 일으키는 경우 엄정 대응한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시장이) 사과했기 때문에 구두 경고로 끝났으면 좋겠다"며 "정치적 발언이었고, 핵심은 두 가지 이슈로 온 국민이 (수해를) 슬퍼하는 상황에서 리더가 공감대 없이 당을 어렵게 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본인이 사과했다. 그 다음에 골프를 친 것을 문제 삼을 수 있는가인데,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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