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교사 유족 “학교서 생 마친 조카…알리려는 게 있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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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직장인 학교에서 생을 마쳤다. 죽음을 통해 알리고자 하는 게 있었을 것이다."
서울 노원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 양재규(56)씨는 "1학년 교사는 초임 교사가 맡았을 때 굉장히 힘들고 벅차다. 아이들이 어려서 세세한 손길이 필요하다. '학부모도 1학년'이라는 말이 있다. 학부모와 함께 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게 고학년보다 쉽지 않다. 경력이 적은 사람이 맡았으면 아주 버겁고 힘들었을 것이다. 이 선생님이 너무 힘들고 아파하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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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분노]
“자신의 직장인 학교에서 생을 마쳤다. 죽음을 통해 알리고자 하는 게 있었을 것이다.”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 ㄱ씨 유가족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에서의 문제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인의 외삼촌은 “젊은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며 “조카는 비록 죽었지만, 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 교육환경이 나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는 ㄱ씨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색 옷차림을 한 동료 교사 100여명이 모였다. 전국 각지에서 보낸 화환도 300여개가 놓였다. 동료 교사들은 교육청 인근 소나무에 고인을 추모하는 검은색 리본을 달고, 흰 현수막에는 ‘선배 교사로서 미안하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등의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서울 노원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 양재규(56)씨는 “1학년 교사는 초임 교사가 맡았을 때 굉장히 힘들고 벅차다. 아이들이 어려서 세세한 손길이 필요하다. ‘학부모도 1학년’이라는 말이 있다. 학부모와 함께 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게 고학년보다 쉽지 않다. 경력이 적은 사람이 맡았으면 아주 버겁고 힘들었을 것이다. 이 선생님이 너무 힘들고 아파하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양씨는 “이 사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종합적인 사회 문제”라면서 “그동안 암암리에 지나쳤던 (교사의 교육권) 문제가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경기 성남에서 온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교사 구소정(29)씨는 “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남 일 같지 않았고 초년생 교사가 저학년 학생들 맡으면서 학부모 민원 듣기가 참 쉽지 않았을 것 같다”며 “민원이 교사로 직접 오는 지금의 시스템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한다”고 했다.
ㄱ씨와 같은 2년차 초임 교사 김아무개씨도 “교육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수준의 민원까지 듣는 실정이라 주변 친구들도 많이들 교사를 그만둔다. (고인께서) 기존 업무뿐 아니라 여러 민원을 들으면서 고통받으셨을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며 “교사들이 이런 상황에 놓이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무고한 아이들”이라고 지적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박시은 교육연수생 sigua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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