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광역부울경시대] 일거리·볼거리·놀거리 넘치는 '팔방 미인' 매력 도시 '울산'
그린벨트 해제·보통교부세 증액 성과
분산에너지특화지역 도전 '균형발전'
주력산업 고도화·문화산업 육성 과제
“특정 산업에 의존하는 도시는 충격에 취약합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울산의 4대 주력 산업의 대전환을 꾀하는 동시에 문화를 또 다른 산업의 주축으로 육성하겠습니다.”
민선 8기 들어 울산은 에쓰오일 석유화학복합시설(샤힌프로젝트) 건설, 현대차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고려아연 이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 신‧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주력산업의 고도화 기반을 구축했다. 지난 3월엔 김두겸 시장이 직접 해외 세일즈에 나서 세계 1위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리비아 국영 아람코와 아랍에미레이트(UAE) 국영 석유회사 애드녹 등 중동에 투자‧협력 발판도 확보했다. 그러나 산업에 비해 문화‧관광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문화기반시설 수는 울산이 3.9개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다. 전체 문화기반시설 수도 44개에 불과해 세종시 다음으로 적다. 김 시장은 17일 한국일보와의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울산은 4대 주력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78%에 달한다”며 “산업구조 편중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앞으로는 문화‧관광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해 주력산업과 문화산업을 동시에 키우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1년 동안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1호 공약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권한 확대다. 취임 초부터 부족한 산업단지 부지 확보와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울산 도심을 관통하는 그린벨트 해제를 중앙정부에 강하게 건의했다. 지난 2월에는 부산시와 경남도의 공감대를 이끌어내 함께 그린벨트 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그 결과 이달부터 지방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30만㎡ 이하에서 100만㎡ 미만으로 확대됐고, 그린벨트 최소 폭 5㎞의 규정도 완화됐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 시 국토부 사전 협의 등의 단서 조항을 남겨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방에 실질적 권한 이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개선을 요구할 생각이다.”
-보통교부세 증액도 눈에 띈다.
“올해 국비 2조 3,492억 원, 보통교부세 9,960억 원을 확보하여 역대 최대인 3조 3,452억 원의 국가 예산을 확보했다. 특히 보통교부세는 지난해 6,100억 원 보다 63.3% 증가한 금액으로 민선 8기 전국 광역단체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교부세 산정 과정이 산업단지 수요 측정단위에 산업경제비가 추가 되는 등 울산에 유리한 지표로 바뀐 데다 각종 재정사업 발굴 및 추진으로 재정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늘어난 예산은 빚 청산에 우선 투입해 민선 7기 당시 3,300억 원이었던 지방채를 절반 수준인 1,789억 원으로 줄였다. 총 예산 대비 채무비율도 지난해 말 17.56%에서 올해 14.89%로 낮춰 재정 건전성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지정에 힘을 쏟고 있는데.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의 근거가 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한 도시가 울산이다. 당연히 이에 따른 직접적인 혜택도 울산시민이 가장 먼저 누려야 한다. 특별법 시행에 따른 시범사업지역 성격을 지니는 분산에너지특화지역 내에선 전기 생산자가 한전을 거치지지 않고 기업이나 시민 등 수요자에게 직접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전력이 부족하거나 남는 경우 전기판매사업자와 수요자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어 한전과 발전사업자 등의 공급 경쟁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울산시민과 소상공인의 전기료 부담 완화 뿐 아니라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 분야 등 전력 다소비 기업 유치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재 울산연구원을 통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하위 법령 제정을 위해 산업부, 한국에너지공단과 공동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취임 초기 속도 조절을 주문했던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에너지 전환의 한 축은 원전이고 다른 한축은 신재생에너지다. 당시 부유식 해상풍력은 기술적으로 미흡한 상태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지 사업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 관내 해역에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는 원전 6기와 맞먹는 세계 최대 규모다. 분산에너지특별법이 시행되면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인근에 있는 기업에 바로 공급해 전기요금을 낮추고 탄소배출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를 잘 이용하면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 분야 등 전력 다소비 기업 유치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금 해상풍력은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속도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출범한 초광역경제동맹은 어떻게 운영되나.
“지난 3월 발대식 후 이달 12일에 첫 부울경 정책협의회를 가졌다. 경제동맹은 수도권의 일극을 막을 수 있는 남부권의 가장 기본적인 방향이자 3개 시도가 상생하는 길이다. 상호 이익이 없으면 선언에 불과하고 의미도 없다. 일각에선 부울경 메가시티 무산시키고 경제동맹은 현실성이 있느냐는 우려도 나오는데, 이제야 제대로 방향키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지방시대위원회에 이정현 부위원장도 부울경초광역 경제동맹에서 제안하는 여러 가지 시책, 사업 등을 지방시대 표본으로 생각하고 적극 지원해 주기로 했다. 부울경은 관광이나 소부장산업, 완성품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협력을 통해 얼마든지 수도권보다 앞서 나갈 수 있고, 명실상부 대한민국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그린벨트나 분산에너지특별법 통과도 경제동맹에서 이룬 성과다. 앞으로도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 구축'을 목표로 지속해서 협력해 나가겠다."
-울산하면 여전히 ‘문화불모지’란 수식어가 따라 붙는데.
"울산은 산업구조가 단순하다. 선택과 집중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외부 충격에 약한 것도 사실이다. 문화와 역사가 있는 도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지난 1년이 ‘산업 수도’ 부활에 매진한 시간이었다면 남은 3년은 문화, 체육, 관광을 육성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태화강 오페라하우스와 k-pop사관학교 건립,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광역지자체 최초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것도 호재다. 문화도시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새롭게 디자인하고 도시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2027년까지 ‘꿈꾸는 문화공장, 문화도시 울산’을 주제로 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문화도 돈이 되는 산업으로 키워 팔방미인 ‘꿀잼 도시’ 울산을 만들겠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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