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디지털 시대, 보험사에게 혁신보다 변혁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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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 업계에서는 디지털 '혁신'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디지털 혁신은 이런 전통적 보험 수익 구조의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결국 미래의 보험사가 디지털 혁신만을 추구한다면 장기적으로 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고 사업 자체도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디지털 전환에 기반을 둔 미래의 보험사는 수익 구조의 완전한 탈바꿈, '변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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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 업계에서는 디지털 ‘혁신’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아울러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변혁’이라는 단어도 종종 사용된다. 하지만 두 용어는 다르다. 혁신은 ‘묵은 가죽을 새로운 가죽으로 바꾼다’는 뜻인 반면 변혁은 ‘가죽 자체를 바꾼다’는 의미다. 혁신이 기존 관습과 조직·방법론 등의 변화를 의미한다면 변혁은 안과 밖을 모두 바꿈으로써 본질적인 가치 변화와 새로운 사조를 이끌어내며 둘러싼 환경까지 바꾸는 완전한 탈바꿈을 말한다.
18세기 후반 영국의 산업혁명처럼 현재 디지털 기술은 산업 전반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금융업 중 가장 보수적인 보험업도 이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험사들은 오픈형 가격 비교 시스템, 디지털 가입 및 보험금 청구 프로세스 구축 등 디지털 기반의 다양한 고객경험(CX) 고도화 전략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혁신에 국한된 접근 방식으로 보험업의 본질적 전환에 대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통적인 보험업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워런 버핏은 보험사의 투자 재원을 보험사가 보유하고 투자할 수 있지만 보험사의 돈은 아니라는 의미로 ‘보험 유동액(Insurance float)’이라고 표현했으며 ‘무비용 투자 재원’이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디지털 혁신은 이런 전통적 보험 수익 구조의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가격 비교가 활성화되면 보험료에서 창출 가능한 보험 손익 규모가 점점 줄어들 것이고 보험금 지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 재원인 보험 부채의 보유 기간이 짧아져 보험사의 투자수익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미래의 보험사가 디지털 혁신만을 추구한다면 장기적으로 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고 사업 자체도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디지털 전환에 기반을 둔 미래의 보험사는 수익 구조의 완전한 탈바꿈, ‘변혁’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변혁은 보험업 고유의 역할인 사회와 고객에 대한 삶의 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재조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순 보험료를 받고 지급하는 현재의 모습에서 벗어나 사고 예방은 물론 사후 고객에게 편안함을 제공하는 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실생활 속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파트너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이런 변화는 기존의 보험 영업이익과 투자 이익에 더해 서비스 제공을 대가로 한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기술의 발전은 항상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생존을 위한 또 다른 변화의 과제를 내준다. 국내외 보험업 전반이 다양한 기술적 변화를 시도하는 이때, 좀 더 시선을 높이, 그리고 멀리 두고 보험업의 본질적 변혁을 대비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만약에 그런 보험사가 나타난다면 미래 보험 산업에 새로운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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