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였을 수도, 남의 일 아니다"…전국서 서이초 찾은 선생님들 벌써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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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0일 오후 3시.
서울 성북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윤모씨(26)는 동료 교사와 함께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았다.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이모(26) 교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추모 집회를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달려왔다"며 "다른 동료 교사들도 일정이 끝나는 대로 서이초등학교로 달려온다고 한다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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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미터 눈물 행렬…학교 내부 진입 시도로 경찰과 마찰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소식을 접하고 정말 남일이 아니라고 느껴졌어요. 요즘 선생님들은 아이들, 학부모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혼자서 외롭게 그 고통을 겪으셨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말문이 막힙니다"
서울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0일 오후 3시. 서울 성북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윤모씨(26)는 동료 교사와 함께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았다. 지난 18일 극단적 선택을 한 이 학교 교사 A씨(23)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 학교에서 1학년 담임인 A씨(23)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전날 성명서를 내고 A교사가 최근 학교 폭력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학교 정문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공간에 헌화를 마친 윤씨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A교사와 일면식은 없지만, 같은 해 임용고시를 본 만큼 멀리서나마 동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우리 같은 신규 임용 교사는 부당한 일을 겪어도 말을 하기 어렵다"며 "그러한 현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정말 남일이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서이초등학교엔 A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 각지 교사들이 모였다. 이 집회는 전날 온라인 교사 커뮤니티에서 모 교사가 "20일 오후 3시 서이초교 앞에서 자발적으로 추모 집회를 진행하자"라는 글에서 시작됐다. 추모의 뜻을 담아 검정색 옷과 검정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이모(26) 교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추모 집회를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달려왔다"며 "다른 동료 교사들도 일정이 끝나는 대로 서이초등학교로 달려온다고 한다더라"고 말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오후 한때 학교 정문 기점으로 150m까지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3시 30분 기준 집회에 다녀간 교사는 10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교사들은 학교 측에 추모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정문을 넘어 학교 건물 내부로의 진입을 시도했으나, 학교 측에 의해 제지됐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추모객이 정문 안쪽으로 들어왔다.
이후 경찰이 학교 측의 요청에 따라 추모객의 정문 진입을 막아서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진입이 제지된 추모객들은 경찰을 향해 "문 열어라" "추모하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5시 경 학교 측이 "내부에 추모 공간을 준비 중이니 기다려달라"고 공지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했으나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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