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새 2조 팔아치운 기관 …'전장'은 샀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 높은
전장·반도체 소부장 업종 매수
현대모비스·리노공업 등 담아
네이버·대한항공 매수 1·2위
기관투자자가 차익실현에 나서며 이달 들어 벌써 2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하반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는 전장(자동차·전기장비)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인 현대모비스 삼성전기 리노공업 에스티아이 등은 대규모 순매도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479억원, 148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316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0.31% 하락한 2600.23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은 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달 들어 기관은 불과 14거래일 만에 2조287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2분기 기관 순매도 금액(1조2982억원) 대비 76.2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조8761억원, 3834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기관의 대규모 순매도는 최근 증시 상승세에 따른 차익실현 때문이라고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전기전자·화학·운송장비 업종의 대형주 위주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기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기관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2082억원) 엘앤에프(1987억원) SK이노베이션(1382억원) 셀트리온(1176억원) 에코프로비엠(1030억원) 기아(972억원) F&F(890억원) GS건설(869억원) 현대차(771억원) LG에너지솔루션(688억원) 순이었다.
대량 순매도 속에서도 기관은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종목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들어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은 네이버(2482억원) 대한항공(1070억원) SK하이닉스(746억원) 현대모비스(605억원) 삼성전기(596억원) 에쓰오일(554억원) 리노공업(502억원) 한화솔루션(396억원) 에스엠(391억원) 에스티아이(36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장 분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현대모비스와 삼성전기를 매입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처음 포함됐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전장 분야 해외 수주 목표가 2조3900억원가량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분기 기관이 다섯 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였던 삼성전기는 2분기 순매수 상위 10위 밖으로 밀려났지만 이달 다시 5위로 올라섰다.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코스닥에서는 리노공업 에스티아이 등 반도체 소부장주도 순매수했다. 두 종목 모두 기관 순매수 상위 10위에 올해 들어 처음 포함됐다.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네이버는 광고시장 부진에도 2분기 실적이 카카오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 매출이 소폭 회복됐고 커머스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포시마크 편입 효과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1.4% 상향 조정돼 36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은 여름휴가철 해외여행객 증가에 따른 국제선 호조로 2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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