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2명을 둔 '돌싱남'의 사기결혼, 뻔뻔하게 아이까지 요구한다?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20일 (목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조윤용 변호사
- 전혼 및 전혼자녀를 둔 사실을 속인 것, 혼인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기망으로 볼 수 있어서 혼인취소사유로 인정될 것으로 보여
- 부모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
- 상대방이 전혼 자녀에게 양육비 지급의 경우 사연자 자녀의 양육비를 산정에도 어느 정도 참작될 수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세 살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해서 이듬해 딸을 낳았습니다. 결혼생활은 외롭기만 했습니다. 남편은 육아에 동참하지 않았고, 며칠씩 집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저희 부부는 결국 협의이혼을 하기로 했죠. 그런데 남편이 저에게 건네준 인적 서류가 왠지 이상했습니다. 특히 혼인관계증명서는 변조된 것 같더라고요. 왠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어서 주민센터에 가서 직접 발급받았는데요, 충격적이게도 남편은 저와 결혼하기 전에 한 번 결혼하고 이혼한 적 있었습니다. 전 부인 사이에서 두 명의 자녀도 있더군요. 그때, 문득... 6개월 전에 받았던 우편물이 떠올랐습니다. '양육비 이행관리원'이라는 곳에서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남편 앞으로 온 거라서 뜯어보지 않고 그냥 두었는데 뒤늦게 확인해 보니까, 남편이 자녀들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서 독촉장이 온 거였습니다. 저는 남편과 시부모님께 모든 사실을 물어봤습니다. 시부모님은 대답이 없었고 남편은 뻔뻔했습니다. 이혼하면 될 거 아니냐는 식이더군요. 게다가 평소에 아이를 보지도 않았으면서 자신이 아이를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점점 막무가내였습니다. 한 번은 딸을 데리고 외출한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알고 갑자기 나타나서는 제 품에서 억지로 아이를 떼어내서 달아나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속아서 결혼한 게 너무 억울하고 아이를 빼앗길 까봐 두렵습니다. 이 결혼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믿어서 결혼했는데 속았다는 걸 알게 돼서 배신감이 크실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사연자분은 속아서 결혼한 것을 억울해하시고, 혼인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하는 거를 문의하세요. 혼인무효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 조윤용 변호사(이하 조윤용): 사연에서 상대방의 기망의 정도가 매우 심하지요. 그런데 사연자와 상대방의 혼인생활의 실체가 없었던 정도는 아니라서 우선 혼인무효를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혼인무효의 확인을 받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 민법에서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의 의사 표시를 한 경우에 그 사유를 면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혼인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이혼이 아니라 혼인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럼 사연자분의 경우 혼인취소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겠죠?
◆ 조윤용: 네, 사기를 이유로 혼인취소를 하려면 혼인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기망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연의 경우 전혼, 전혼자녀를 둔 사실을 속인 것은 혼인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기망이라고 볼 수 있어서 혼인취소사유로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다만 이 경우에 기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사연자님 같은 경우에 언제 사실을 알았는지에 대한 다툼이 될 수는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변조된 인적 서류를 건네받고 석연치 않아서 정식의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확인해 본 시점이 그 기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하면 되실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3개월의 기간을 잘 지켜서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하셔야 되겠네요. 그런데 사연자분은 시부모님께도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들이 이혼한 사실과 전 결혼해서 자녀를 둔 거 당연히 시부모님은 알고 있었을 거거든요. 며느리인 사연자분한테 밝히지 않고 비밀로 했습니다. 이런 시부모님에게 위자료 청구할 수 있을까요?
◆ 조윤용: 부부 당사자 아닌 제3자도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하였다면 제3자를 상대로 혼인관계 소송에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고, 배우자를 위시해서 시부모님 상대로 한 위자료청구소송을 하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 조인섭: 종종 있죠.
◆ 조윤용: 그런데 사연자님의 경우에 배우자뿐만 아니라 시부모님에게 위자료 청구하는 것 자체는 절차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부모님이 상대방의 아들의 기망행위에 적극적으로 동참을 했거나 사실 은폐를 지시한 정도에 이르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부모가 아들의 전혼 사실이나 자녀 유무를 사연자님에게 일일이 고지할 의무를 진다고는 할 수는 없으므로, 소극적으로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만으로 시부모님께 위자료 지급 책임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시부모님이 적극적으로 기망을 했어야 한다는 거네요. 그리고 사연자분이 또 이제 걱정하시는 부분이 아이 문제입니다. 길거리에서 남편에게 딸을, 아이를 뺏길 뻔한 적도 있는데요. 만약에 실제로 남편이 아이를 뺏어서 가버리면, 이런 경우에 남편이 형사처벌 받게 될 수도 있나요?
◆ 조윤용: 보통 일반적인 경우에는 미성년 자녀의 부모는 양측 부모 모두가 자녀에 대한 보호감독자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일방이 아이를 데리고 간다고 해서 모두 약취 유인과 같은 형사적 제재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 조인섭: 그렇죠. 부모니까요.
◆ 조윤용: 그런데 일방 부모라 하더라도 다른 부모의 감호권을 침해하거나 자신의 감옥권을 남용해서 미성년자 본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부모라도 미성년자 약취 유인죄의 처벌을 받을 수가 있다고 보고 있고, 자녀를 탈취하거나 유인한 경위, 자녀의 이익에 반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볼 때, 일반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나온 경우라면 약취 유인죄 등 형사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부모라고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신데요. 미성년자약취유인죄, 이제 쉽게 말하면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유괴죄라고 하는 거지 않습니까? 특히 이혼 소송 중에 아이를 이렇게 데려가면 형사처벌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사연자분은 남편이 예전 부인하고 사이에 자녀가 있었다는 것도 몰랐는데, 남편이 사연자분 몰래 양육비를 지급해 오고 있었던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전혼 자녀의 양육비 지급하는 부분이 사연자분이 이혼할 때 지금 두 분 사이에 자녀 양육비 책정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치나요?
◆ 조윤용: 상대방 전혼 자녀들은 사연자님의 자녀는 아니지만, 적어도 상대방과 전혼 자녀들 관계에서는 부자 관계이고 또 상대방을 전혼 자녀들에 대해서 친부로서 양육 책임을 다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사연자님과의 혼인 관계에서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매우 크지만, 양육비를 책정할 때에는 귀책사유를 따지기보다는 부모의 소득과 재산 수준, 자녀의 양육, 자녀의 연령, 평균 양육비 수준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전혼 자녀에게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다면, 이는 상대방의 소득이나 재산 수준과 연관된 요소로 볼 수 있고, 사연자님 자녀의 양육비를 산정할 때도 어느 정도 참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전혼 자녀 양육비 때문에 내 아이 양육비가 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이야기인 거죠. 좀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자면, 사연자분은 결혼 전에 남편이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결혼해서 딸을 낳으셨습니다. 속아서 결혼한 것을 알게 돼서 결혼을 없었던 일로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하지만 실제 혼인무효를 주장하기는 어려워 보이고요. 하지만 혼인취소는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혼인취소는 기망사실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또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남편에게 변조된 인적 서류를 건네받고 정식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본 시점으로부터 3개월 안에 혼인취소소송을 제기하셔야 되는데요. 그거 이외에 시부모님께 위자료를 청구하는 문제는 시부모님이 기망행위를 적극적으로 하신 경우에 위자료 청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조윤영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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