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2차전지 메카'로 대변신 …"일자리 3만개 생긴다" 들썩
◆ 특화산단 첫 지정 ◆
새만금 특화단지 입주를 확정 지은 대주전자재료.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이 회사는 새만금에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주전자재료는 2차전지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실리콘 음극재를 가장 앞서 상용화한 기업으로 주목받는다.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신속한 인프라스트럭처 구비, 기술 선도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그리고 각종 인허가 절차의 원스톱 처리 등 든든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새만금 산업단지(18.5㎢)는 분당 신도시(19.6㎢)와 유사한 넓이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장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2차전지 소재 산업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이 입주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노태우 정부 시절 대선 공약으로 개발이 추진됐던 새만금은 역대 정권의 개발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30년이 넘도록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개발이 지연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2차전지를 비롯한 기업들이 본격 투자에 나서면서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다. "민간기업이 투자에 나서야 지역경제가 살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새만금 지역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전북연구원은 이번 지정으로 기업 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생산액 8조5000억원, 부가가치 2조7000억원, 고용유발 효과 3만2000명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앞서 새만금 산단은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앞세워 SK온, LG화학, 성일하이텍, 대주전자재료, 천보비엘에스 등 16개 2차전지 관련 기업을 유치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주요 2차전지 완성품 업체들도 지속적으로 산단 입주에 관한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한다.
현재 새만금 산단 중 1·2·5·6공구는 이미 90% 정도 분양이 완료됐다. 공장도 추가로 건설해야 하고 들어오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지만 용지가 부족해 2026년 매립지 조성 완료를 계획했던 7·8공구는 최근 2025년으로 조성 시기를 앞당겼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데 땅이 없다"며 열기를 전했다. 새만금 산단 인근에는 철도역과 새만금 국제공항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추후 생산과 고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날 역시 국가첨단전략산업 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 한적한 시골 마을에 폭약 소리가 요란하다. 축구장 582개 면적(415만㎡)의 높이 240m 야산 지역을 평평하게 다지는 기반공사가 한창인데, 곳곳에서 폭약으로 단단한 암반을 부수는 발파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4년 뒤 이곳에는 한국 경제를 이끌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선다. SK는 2027년 상반기 SK하이닉스 반도체 1공장(팹1) 가동과 2029년 클러스터 조성 완료를 목표로 120조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개발에 나섰다. 원삼면에 SK하이닉스 팹4기가 포진하고, 인근 남사면에는 삼성전자 팹5기가 들어선다. 삼성전자 기흥 R&D센터, 평택 고덕에 있는 메모리·시스템 팹과 연결돼 이곳 반경 50㎞ 지역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거점이 들어서는 것이다.
현장에선 일반 덤프트럭보다 2배 큰 40t급 초대형 덤프트럭과 굴착기, 카고크레인 등 토목장비 280대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현장 근로자 750명이 투입됐고 협력업체만 114곳에 달하는 초대형 공사다. 공사 기간에 나오는 흙만 모아도 서울 여의도 전체에 11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분량이다.
20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일대에서 공장 설립을 위한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장준 SK에코플랜트 용인산단시공사업팀장은 "남한강 여주보에서 공업용수를 끌어오기 위한 작업과 신안산변전소에서 끌어올 전력구, 인근 도로망 구축 공사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공정률은 7.4%이며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클러스터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공사 인력이 들어와 부쩍 바빠졌다"면서 "앞으로 상주 인구까지 늘면 지역 발전이 빨라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미 삼성전자 팹이 가동 중인 평택 고덕국제신도시도 추가적인 발전 기대감이 상당하다. 삼성전자 팹 맞은편 번화가인 첨단대로 일대 식당은 점심시간에 직장인으로 가득 차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평택은 삼성 진출 이전인 2017년만 해도 인구 40만명의 소도시에 불과했다. 하지만 삼성이 투자한 이후 5년 새 인구가 20% 급증하며 58만명을 넘어섰다. 고덕국제신도시에는 289만㎡ 규모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이 2030년까지 총 6개 들어선다. [용인·평택 김정환 기자 / 새만금 박동환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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