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뤄진 '명낙회동' "날짜 안잡고 만날것"

잇단 폭우 연기에 뒷말 무성
양측인사들 서둘러 진화나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회동 일정이 두 차례 연기됐지만 장마가 지난 후에는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동이 잇달아 연기되면서 뒷말이 무성해지자 양측의 인사들이 나와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20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날짜만 잡으면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번에는 날짜를 안 잡고 정말 괜찮은 날짜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당초 지난 11일 서울 한 식당에서 만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폭우로 인해 19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이 회동 또한 집중호우 대비와 수해 복구를 위해 무기한 연기됐다.

이 대표의 40년 지기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서 회동이 연이어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고 재산 피해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거기에 당력을 집중시키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뤄진 것이며 자연스럽게 곧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분이 만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며 "정치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게 아니다. 두 분이 빨리 회동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 당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합치라는 게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앙금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만나기 불편한 것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친명계에서는 이 전 대표가 대선 기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아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가 패배했다는 불만이 있다. 친낙계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가진 이 대표가 당내 도덕성을 훼손하고 팬덤을 통해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억압하며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불만이 있다.

친명계와 친낙계는 이번 회동의 핵심 의제를 두고도 현저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친명계는 '대여 투쟁을 위한 단합'이 의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관계자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함께 대여 투쟁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수해 복구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낙계에서는 도덕성 문제를 포함해 '민주당의 혁신'이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