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차올라, 도와주세요" 절규…그날 오송참사 119 녹취록엔

(청주=뉴스1) 박세연 기자 =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3.7.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5일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청주시 궁평2지하차도 침수 당시 접수된 119 전화 녹취록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0일 박진희 충북도의원이 충북소방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7시51분 첫 신고를 시작으로 오전 9시5분까지 총 15건의 119 신고가 빗발쳤다.

물 가득 찬 어둠 속에서 신고자들이 겪었을 공포감과 두려움이 고스란히 녹취록에 담겼다. 오전 8시38분 내용 판별이 어려운 다급한 여성의 119 신고를 시작으로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자들의 절규가 잇따랐다.

오전 8시40분 "지하차도가 다 잠겼다"는 신고, 오전 8시42분 "오송역으로 가는 지하차도 버스 안으로 비가 들어오고 있다", 오전 8시43분 "물이 가득 차서 빠져나갈 수 없다. 터널에 갇혔다" 등의 신고가 이어졌다. 이들은 당시 차도를 지나던 747번 급행 시내버스에 탑승한 승객들로 추정된다.

이 밖에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차량 시동이 꺼지고 난리 났다(44분)", "물이 차고 있다. 말이 잘 안 들린다(45분)", "(차 문을 두드리는 소리) 도와주세요(51분)"라는 피해자의 외침도 있었다. 마지막 신고 시점인 오전 9시 5분엔 "지하차도가 잠겨 보트가 와야 돼요"란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미호강 미호천교 임시제방은 오전 7시58분쯤 무너지기 시작해 8시40분에서 44분 사이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6만t(톤)의 물이 집어삼켰다.

이 사고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와 화물차 등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충북경찰청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궁평2지하차도와 미호강 임시 제방을 합동 감식했다. 이날 감식에선 당시 배수 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