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 우승자 가릴 '공포의 17번홀'
136야드 파3홀로 짧지만
항아리 벙커·솥뚜껑 그린
선수들 "악마처럼 어려운 홀"
"저 벙커는 들어가면 죽음이야." 19일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 챔피언십 연습 라운드를 하던 도중 '베테랑' 애덤 스콧(호주)이 17번홀(파3) 티박스에서 함께 있던 '디펜딩 챔피언' 캐머런 스미스(호주)에게 하소연했다.
홀 길이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쉽게 올릴 수 있는 136야드. 하지만 이곳이 잉글랜드 리버풀 서쪽 호이레이크에 위치한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쉴 새 없이 불어대며 방향까지 종잡을 수 없는 강풍에 단단한 그린은 공을 쉽게 세우기도 어렵다. 스미스는 이날 7번 아이언으로 간신히 공을 그린에 올려놨다. 평소보다 3~4클럽을 더 크게 잡은 것이다.
17번홀은 올해 처음 만들어져 화제다. 원래 15번홀이 파 3홀이었지만 이번에는 기존의 15번홀을 없애고 파3 17번홀을 새로 만들어 배치했다. 이 홀을 경험한 선수들은 입을 모아 "막판에 리더보드가 요동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막판 '승부 홀'이 될 17번홀의 별명은 '리틀 아이'. 강을 바라보고 티샷을 해야 하는데 사방에 거대한 벙커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스콧은 "예쁜 홀이지만 정말 극단적인 홀"이라며 "이 홀에서는 많은 드라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버디도 나오겠지만 반면 더블보기 이상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털어놨다.
로열 리버풀의 수석 프로인 존 헤가티도 "그린을 놓친다면 '악마처럼 어려운'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를 남기게 된다"고 말했다.
남자골프 전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도 "앞서 15번홀 파3에서는 홀이 그린 중앙을 향해 기울어져 있다. 버디를 잡을 수 있고 그린을 놓쳐도 보기로 막을 수 있었다"며 "바뀐 17번홀은 거북이 등껍질같이 생겼다. 일단 전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물론 '도전'을 좋아하는 선수도 있다. 올 시즌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자 브룩스 켑카(미국)다. 켑카는 "나는 짧은 파3홀을 좋아한다. 지금까지 가장 어려운 파3홀로는 오거스타의 12번홀, TPC 소그래스의 17번홀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오히려 승부 홀이 생긴 것을 반겼다.
'악마의 홀'을 만든 설계자는 마틴 이버트. 그는 "기술로 향상된 최신 골프 트렌드에 맞춰 홀을 바꿨다"고 말한 뒤 "3~4타 앞서고 있어도 17번홀이 있어 승리를 확신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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