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샐러리캡 도입, 무엇이 달라지나…인재 해외유출 등 부작용은?[SS포커스]

김민규 2023. 7. 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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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롤 파크 내 LCK 아레나 전경. 사진 | LCK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야구, 농구 등 정통스포츠에 적용 중인 균형지출제도, 일명 샐러리캡을 e스포츠도 도입한다.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프로리그를 주관하는 LCK가 균형지출제도 도입을 선언한 것. LCK는 올해 말 스토브리그에 계도기간을 거쳐 2024년 스토브리그부터 완전 적용할 계획이다.

LCK는 세계 최상위 레벨 선수들이 활약하는 리그로 그동안 타의 추종을 뛰어넘는 업적을 쌓아왔다. 그런 만큼 선수들의 위상과 대우 역시 빠른 속도로 상승해 현재 LCK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팀별 상위 연봉 5명의 연봉 총액을 합산한 평균 액수는 불과 2년 만에 71%나 늘어났다.

선수 연봉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각 팀은 추가 성장 동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봉 지출 비중이 전체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넘는 팀이 늘어나면서 팀과 리그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균형을 맞출 제도가 필요했다. 10개 팀이 뜻을 모아 균형지출제도 도입을 결정했다. 각 팀 선수 연봉 규모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해 팀과 선수, 리그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LCK 관계자는 “최고의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쌓은 경력과 공로를 인정하고, 팀들에는 과도한 영입 경쟁을 통한 출혈보다는 간판스타 발굴, 육성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제도 도입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우수 인재들의 해외유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샐러리캡 상한선으로 인해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하는 해외리그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LCK는 성적 우수 및 장기근속 선수를 우대하는 예외조항을 통해 해외유출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CK의 전설 T1의 ‘페이커’ 이상혁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종로=김민규 기자 kmg@sportsseoul.com


우선 LCK는 한 팀에서 오랫동안 활약했거나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를 대상으로 예외조항을 둬 감면혜택을 대폭 제공한다. LCK 스플릿 5회 이상 우승 또는 국제대회(MSI·LoL 월드챔피언십)서 3회 우승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연봉의 50%만 총액에 반영한다. 여기에 우승 횟수와 상관없이 한 팀에 3년 이상 근속한 선수들은 장기근속 우대로 총액 계산 시 30% 감면 혜택을 받는다.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연봉의 35%만 샐러리캡에 포함된다. 가령 이상혁의 연봉이 10억이라고 가정하면 T1의 샐러리캡에는 3억5000만원만 포함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감면혜택 대상은 극히 제한적이다. 현재 3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 팀에서 3년 이상 뛴 선수들을 따져보면 T1 선수단 전원을 비롯해 디플러스 기아의 ‘캐니언’ 김건부, ‘쇼메이커’ 허수, OK저축은행 브리온의 ‘엄티’ 엄성현, ‘해나’ 박증환 정도다. 더욱이 우수성적에 포함되는 선수는 ‘페이커’ 이상혁이 유일한 상황. 이상혁은 두 가지 감면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LCK 관계자는 “장기근속 여부는 통합로스터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1군에서 뛰든 2군에서 뛰는 무관하게 인정되며, 선수 입장에서도 무조건적인 해외진출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 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것이 지출상한선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면서 연봉을 올릴 수 있고, 팀 입장에선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며 성적까지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윈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3 스프링 통합로스터 제출일 기준 체결 계약까지는 ‘기존 계약 선수’로 인정되며, 만약 이 기존 계약 선수의 계약이 2023년 이후에 만료되면 해당 선수 연봉은 지출 상한선의 최대 20%로 계산된다. 상한선의 20%와 예외조항 혜택을 통해 감면된 금액 중 더 낮은 금액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상한선 수준은 LCK에 참가한 10개 팀의 최근 수익금을 고려해 정해졌다. 팀 로스터에 등록된 전원이 아닌 팀별 보수 상위 5명의 총액 기준으로만 판단하며 이 기준점은 2년마다 재산정한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연봉 상한선은 없다. 게임단이 기준 금액 이상 지출할 경우에는 구간에 따라 다른 사치세를 적용하며, 이 사치세는 나머지 팀에 균등 분배된다. 하한선은 올해 LCK가 각 팀에게 배분한 수익의 70% 수준으로 설정됐다.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선수 보수총액으로 지출하는 팀은 사치세 분배 대상에서 제외된다.

LCK는 균형지출제도를 2024년 말 스토브리그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단, 올해 말에 열리는 스토브리그부터 내년 스토브리그까진 계도 기간으로 사치세가 발생하더라도 80%가 감면된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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