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일감 몰아주기' 수사 속도…구현모·남중수 압색
주거지·사무실 등 10곳 집행
구속 황욱정 거의 매일 조사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현모·남중수 전 KT 대표이사 등 전·현직 최고위직 임원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번 의혹을 'KT 임직원의 거래상 지위 남용 등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구현모·남중수 전 KT 대표이사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과 하도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주거지·사무실 등 10여 곳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KT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겸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동산사업단 단장 홍 모씨, KT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은 KDFS도 포함됐다.
KT그룹이 지난 2020년 구 전 대표 취임 뒤 계열사 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KDFS, KS메이트라는 두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 과정에서 KT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들이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게 이 사건의 개요다. 구 전 대표 취임 뒤 KT그룹이 시설관리 일감 발주업체를 종전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바꿨고 KT텔레캅이 종전 KDFS, KS메이트,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와 KS메이트 2개사에 몰아줬다는 것이다.
황욱정 KDFS 대표는 2021년부터 김 모 전 KT텔레캅 상무(현 KDFS 전무), 이 모 KT 경영지원실 부장, 홍 모 경영지원실 상무보 등에게 "KDFS에 KT 시설관리 용역을 늘려 달라"면서 부정하게 청탁하며 그 대가로 KDFS 법인카드와 공유오피스, 가족 취업 기회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 전 대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초기부터 수사를 받아온 인물인 만큼 압수수색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런데 수사 중반부터 2005~2008년 KT 대표를 지낸 남중수 전 대표가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는 검찰이 황 대표가 일감 몰아주기 청탁을 하는 과정에 남 전 대표와의 인맥이 활용됐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황 대표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구현모·남중수 전 대표를 언급하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황 대표는 남 전 대표 재직 시절 KT 내에서 요직을 맡고 구 전 대표 취임 뒤에는 KT텔레캅을 거쳐 KDFS에 다시 취업한 인물이다.
검찰은 황 대표를 지난 14일 구속한 뒤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법원은 황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심사)을 마친 뒤 "증거 인멸 염려와 도주의 염려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황 대표 구속 뒤 거의 매일 그를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상 검찰 수사상 구속 기간이 최장 20일인 점을 감안하면 검찰은 다음달 2일 이전에 황 전 대표를 구속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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