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연동제로 원팀 이뤄···이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때"
대기업 솔선수범해 견인력 발휘
동참기업수 매달 수백개씩 늘어
연말 목표 6000개사도 가능할듯
경제강국서 대국으로 도약하려면
대·중소기업 클러스터 형성 필요
정부도 제도적 보완·지원 나설 것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밟고 올라 경쟁력을 키우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10월 4일 시행되는 납품대금연동제를 시작으로 대·중소기업은 ‘원팀’으로 힘을 합쳐 클러스터를 조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함께 싸워 나가야 합니다.”
이영(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지속가능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의 길’을 주제로 열린 ‘2023 대한민국 상생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대한민국이 ‘경제 강국’에서 ‘경제 대국’으로 전환하려면 대·중소기업이 하나의 팀으로 힘을 합쳐 움직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열렸던 ‘2022 대한민국 상생 컨퍼런스’를 보도한 ‘납품 단가 조정 신청 단 한 차례도 없어···심각한 갑을 관계 방증’이라는 제목의 본지 기사를 발표 화면에 띄웠다. 이 장관은 “이 모습이 딱 1년 전 같은 장소에서의 저의 모습이었다. 이제 1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법제화에 성공한 납품대금연동제를 소개하고 안착시키려는 설명을 하려 한다”며 “그동안 힘을 보태주신 대기업과 중소기업계 모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납품대금연동제를 법제화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이 장관은 “법제화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에서 ‘이 제도가 도입되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등 거친 말들이 쏟아지기도 했었다”며 “어려운 과정을 겪었지만 결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힘을 모아 변화된 대한민국의 첫 걸음을 내딛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기업의 99.9%가 중소기업이고 기업 종사자 수의 81%가 중소기업에서 일할 정도로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다”면서 “납품대금연동제 법제화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할 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되는 납품대금연동제는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올해 10월 4일부터 시행된다.
이 장관은 이날 ‘14년간의 두드림’ 끝에 납품대금연동제를 시행할 수 있게 힘을 보태 준 대기업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마라톤을 뛸 때도 앞에서 먼저 길잡이를 해주는 팀이 있어야 하는데 삼성전자(005930)·HD현대(267250)중공업·포스코·KT(030200) 등의 기업들이 솔선수범해서 앞으로 나서며 견인력을 발휘해 줬다”며 “이로 인해 초반에 미미했던 동참 기업들의 수가 매달 수백 개씩 늘어나 이제는 1400개 사(7월 18일 기준)를 넘어서면서 올해 말 목표인 6000개 사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장관은 납품대금연동제를 계기로 대·중소기업이 ‘원팀’으로 힘을 합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대·중소기업이 클러스터를 형성해 국경 밖에 있는 상대와 싸워야 하는 시대가 왔다”며 “대한민국의 경제 시스템을 전환시키기 위해 대·중소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대기업과의 경쟁 구도가 아니라 중소기업·벤처기업·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분명한 경제 위치와 기여도를 인식하고 정부도 양쪽으로 리소스를 배분해 두 개의 큰 바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달릴 수 있게 모든 지원과 제도적 보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더 크고 강한 경제 대국 대한민국을 만들어보자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비전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대·중소기업이 힘을 모으면 올 하반기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인 ‘중소벤처기업 50+ 비전’도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소벤처기업 50+ 비전은 현재 약 40%인 중소기업의 수출 기여도와 매출액 비중을 2027년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이다. 이 장관은 “‘글로벌·디지털·함께성장’이 앞으로 중기부의 정책 방향”이라며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에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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