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역제안한 골프웨어 매출효자
아페쎄·랑방·메종키츠네 등
충성고객 중심 매출 늘어
일본·유럽 등 역수출 성과도
한국이 먼저 해외 브랜드 본사에 제안해 만들어진 골프웨어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아페쎄(A.P.C.), 랑방(LANVIN), 메종키츠네 골프웨어는 한국에서 먼저 선보여 브랜드 충성 고객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골프웨어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매출이 우상향하는 추세다. 심지어 아페쎄 골프는 해외로 역수출하는 성과까지 올렸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전 세계 첫 매장을 낸 '아페쎄 골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커졌다. 모던하고 시크한 아페쎄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는 MZ세대 골퍼에게 높은 호응을 얻은 덕분이다.
아페쎄 골프는 작년 국내 주요 백화점에 4개 매장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4개 매장을 추가했다. 하반기에는 5개 매장을 더 낼 계획이다. 올해 3월 오픈한 롯데 본점과 잠실점 매장 매출은 목표 대비 50%를 초과 달성하고 있으며, 올해 브랜드 연 매출은 총 1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선 불황과 2030 골퍼 이탈로 골프웨어 시장이 침체인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선전이라는 평가다.
특히 아페쎄 골프는 한국이 먼저 해외 본사에 역제안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2021년 기존 아페쎄를 국내에 독점 수입하고 있던 아이디룩이 아페쎄 본사에 "골프웨어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제안해 탄생한 것이다. 아이디룩이 론칭 당시부터 기획과 디자인, 생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이 만든 브랜드라고 볼 수 있다. 아이디룩 관계자는 "프랑스 본사를 1년 동안 설득했다"며 "한국 골프웨어 시장 규모가 세계 최대인 점, 젊은 한국 골퍼들이 골프웨어를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겨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국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약 6조3000억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한국에서 아페쎄 골프 매출이 성장하는 것을 본 아페쎄 본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에도 골프웨어를 출시하길 원했다. 이에 아페쎄 골프는 지난해 도쿄 신주쿠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첫 매장을 내며 일본에 진출했고, 올해는 오사카 한큐 백화점에 매장을 연 데 이어 하반기에도 도쿄와 교토에 2개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 론칭도 검토하고 있다. 전부 아이디룩이 기획·디자인·생산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사실상 역수출인 셈이다.
'랑방블랑'도 한국 수입사 한섬이 프랑스 럭셔리 여성 패션 브랜드인 랑방 본사에 먼저 제안해 만든 골프웨어 브랜드다.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전 세계 첫 매장을 낸 것을 시작으로 작년에만 국내에 총 8개 매장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 3개 매장을 추가했고 하반기에도 4개 이상 매장을 열 계획이다. 아페쎄 골프와 마찬가지로 한섬에서 직접 기획·디자인·생산한다. 한섬 관계자는 "랑방의 감성을 불어넣은 골프웨어"라며 "랑방만의 우아하고 세련된 실루엣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메종키츠네에 골프웨어 론칭을 제안해 올해 4월 한국 독점으로 메종키츠네 골프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7월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 등 3곳에 매장을 냈다. 아직 론칭 초기이지만 브랜드 상징인 '여우' 캐릭터와 로고 플레이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템으로 젊은 골퍼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골프웨어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아페쎄나 랑방, 메종키츠네는 기존 브랜드 팬층이 두꺼워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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