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좌절…정부, 수도권 집중 불변

이창우 기자 2023. 7. 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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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반도체특화단지 용인·평택, 구미 선정…광주·전남 고배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수도권 외 지역 우선 고려' 구미만 포함
정부, 3월 용인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발표 때 탈락 예견
[서울=뉴시스]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이 라인에서 EUV 공정을 적용한 첨단 모바일 D램이 생산된다. (사진 = 삼성전자 제공) 2022.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무안=뉴시스] 이창우 구용희 기자 = 광주시와 전남도가 민선 8기 상생 1호 협력사업으로 역점 추진해온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가 경기도에 집중된 견고한 반도체 산업단지 남방한계선 벽에 부딪혀 결국 좌절됐다.

광주와 전남은 시·도 접경지인 광주 첨단 1·3지구에 시스템반도체용 차세대 후공정(패키징) 특화단지를 공동으로 조성해 대한민국 반도체산업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유치 신청서를 내고 전력투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 같은 결과는 정부가 지난 3월 수도권(경기 용인)에 710만㎡ 규모의 국가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했을 때 이미 예견됐었다.

정부는 20일 오후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고 전국 15개 지자체가 앞서 신청한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육성계획서를 심의하고 지역별 특화단지를 선정했다.

광주·전남이 공동으로 유치전에 뛰어든 반도체 특화단지 경쟁 지자체는 경기도 고양·남양주·화성·용인·이천·평택·안성과 인천, 대전·충북·경북·경남·부산 등 15곳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 결과 전남도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유치 신청한 '시스템반도체용 차세대 후공정(패키징) 특화단지'는 탈락했다. 후공정(패키징)은 생산된 칩을 하나씩 잘라 포장·조립하는 분야로 시·도는 해당 분야를 초격차 기술로 특화할 계획이었다.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된 지역은 경기 용인·평택(메모리·시스템 반도체), 경북 구미(반도체 소재) 등 3개 지역이다.

정부는 예상대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대규모 민간 투자가 예정된 용인·평택 지역을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현재 가동 중인 이천·화성 생산단지와 연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경북 구미 특화단지 선정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웨이퍼·기판 등의 대규모 생산라인 확대 투자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과 경제 안보 확보를 고려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광주=뉴시스] 이창우 기자=김영록 전남도지사(앞줄 오른쪽 네 번째)와 강기정 광주시장, 전남대학교 정성택 총장 등 참석자들이 25일 오전 전남대학교 스토리움에서 열린 호남권역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에 따른 광주·전남 반도체 인력양성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 제공) 2023.05.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전남이 견고한 경기 지역 반도체 집적화단지라는 거대 벽에 이어 구미에까지 밀리면서 반도체산업 지역 불균형은 더욱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광주·전남은 지난해 12월 개정돼 7월1일부터 시행된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적용받지 못했다.

개정 법안은 정부가 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수도권 외의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구미는 지정된 반면 광주·전남은 탈락하면서 영·호남 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광주·전남을 4차산업의 선도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데 대한 기대감 때문에 지난해 7월 시도가 상생 1호 협력사업으로 반도체 특화단지를 선정해 신청했지만 결과는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더욱이 반도체 특화단지는 윤 대통령의 지역공약이었다는 점에서 유치 실패에 따른 실망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도는 반도체 특화단지 선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지자체 간 '상생 사업'으로 유치에 나섰지만 정부의 수도권 반도체 단지 집중 육성 방침만 재확인하게 됐다.

반도체단지 유치 좌절과 관련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이 제외된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정부에 추가 지정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350만 시·도민께서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간절히 염원했지만, 정부는 이러한 희망과 기대를 철저히 외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남도는 이번 국가첨단선략산업 특화단지사업과는 별도로 '전남형 반도체산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강 시장은 " 광주·전남이 신청한 첨단 패키징 분야로 반도체 특화단지가 지정된 지역은 없었다"며 "광주·전남은 앞으로도 첨단 패키징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기반을 견고히 구축하고 반도체 특성화대학과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중심으로 인재 양성 사다리를 완성 시켜 나갈 계획인 만큼 정부는 첨단 패키징 분야 초격차 확보를 위해서도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추가 지정을 반드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간 전남도는 광주시와 함께 추진위원를 구성하고 대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국회토론회, 인재양성위원회 출범, 반도체 관련 5개 기관 상생협력 업무협약, 특화단지·기업지원 등을 위한 조례 제정, 광주전남 반도체 공동연구소 추진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김 지사와 강 시장은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이진복 정무수석과 면담을 갖고,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기도 했었다.

당시 두 단체장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할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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