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꼴찌 목표' 페퍼 조 트린지 감독이 말하는 '스마트 배구'는 무엇?

광주=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3. 7. 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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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조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최하위 탈출이라는 중책을 맡은 조 트린지(36) 감독의 비책은 무엇일까.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021년 창단 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며 프로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하지만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시장)을 통해 국가대표 주장 박정아(30)와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31) 등을 대거 영입하는 등 반등을 위해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지난 2월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던 아헨 킴 감독이 4개월 만에 자진 사퇴하는 돌발 악재를 맞기도 했지만 빠르게 대처했다. 미국 리그 경험이 풍부한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해 새 시즌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헨 킴 감독은 공식전을 단 1경기도 치르지 않은 채 가족 문제로 팀을 떠났다.

조 트린지 감독은 국제 무대에서 여러 대표팀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15년 차 베테랑이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여자 대표팀의 분석과 코치를 역임했고, 미국 여자 대표팀의 2014년 세계배구선수권대회 첫 우승, 2015년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금메달 및 랭킹 1위, 2016년 올림픽 동메달 등의 쾌거를 이뤘다. 2021년에는 북중미카리브배구연맹(NORCECA) 여자선수권대회에서 미국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다.  

또 조 트린지 감독은 미국 내 권위있는 스포츠 과학 분석 학회인 슬론 스포츠 애널리틱스 컨퍼런스의 멤버로 전술 및 전략에 큰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언 페퍼저축은행 단장은 조 트린지 감독 선임 당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코칭 시스템으로 소속팀의 성과를 개선한 경험이 있는 지도자"라며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구단에 힘과 활력을 더하고 팀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훈련을 지켜보는 조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신임 사령탑에 오른 조 트린지 감독은 많은 기대를 모으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19일 광주시체육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해 너무 기쁘다"면서 "대표님과 대화를 나눴을 때 나와 구단의 비전이 일치해 오퍼를 받아들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트린지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의 지휘봉을 잡게 된 계기에 대해 "구단의 모토인 스마트한 배구가 내 목표와 일치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추구하는 스마트한 배구에 대해 "다른 팀에 부담이 되고, 우리 팀에겐 가장 편한 시스템이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직 제의를 받기 전까진 페퍼저축은행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한다. 조 트린지 감독은 "한국 배구와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에 대해서는 국제 배구의 관점으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면서 "페퍼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이제 파악하는 게 과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이지만 이경수(44) 수석 코치 등 코칭스태프보다 나이가 어리다. 하지만 조 트린지 감독은 "어느 팀에서든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건 감독으로서 과제인 것 같다"면서 "코치님들과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한 배구를 외친 조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조 트린지 감독은 첫 시즌부터 높은 목표를 설정하진 않았다. 그는 "기대치가 0인 상태를 끝까지 유지하는 게 목표다. 첫 경기부터 기대 없이 시작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항상 기대를 낮게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이 자세를 유지한다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전력 보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은 페퍼저축은행은 새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에 조 트린지 감독은 "그런 평가는 굉장히 긍정적이다. 모두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에도 "같은 전술과 같은 플레이를 유지하면 약점이 된다"면서 "리그가 진행될수록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조 트린지 감독은 오는 29일 개막하는 2023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첫 공식 경기를 지휘한다. 그는 "KOVO컵은 팀 전력을 파악하기 위한 무대다. 우리와 상대를 파악하는 좋은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OVO컵보다 리그 첫 경기가 중요하다. 리그 첫 경기를 이기고 매 라운드 발전하는 게 목표"라며 "봄 배구에 적합한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2라운드 만에 이탈한 신인 미들 블로커 염어르헝(19)은 KOVO컵 출전이 어렵다. 조 트린지 감독은 "염어르헝은 KOVO컵에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다. 팀 전체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커리어 전체를 위해 길게 보고 기다리고 있다. 어르헝의 시즌 전체를 존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광주=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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