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생일에 한우 보내던 효자"…소방관-순직 해병 父子의 이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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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은 한평생 국가에 헌신한 소방관의 외동아들이자 한 집안의 장손이었다.
그러면서 "채 상병은 부모가 시술을 통해 어렵게 낳은 아이"라며 "귀한 아들인 만큼 부모님들이 더 정성을 들여서 키웠다. 어제 실종 위치에서 4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던데 이 친구가 그래도 효자구나 싶었다. 더 멀리 가서 못 찾으면 엄마, 아빠가 얼마나 더 힘들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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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해병은 현직 소방관의 외아들…대학 1학년 마치고 입대
(예천=연합뉴스) 김선형 박세진 황수빈 기자 =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은 한평생 국가에 헌신한 소방관의 외동아들이자 한 집안의 장손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자신보다 부모를 먼저생각하는 효자이자 예의바른 청년으로 기억했다.
20일 유가족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 채수근(20) 상병은 전북도 소방본부에서 27년을 몸담은 소방대원의 외아들이었다.
전북 남원이 고향으로, 전주에서 대학에 다녔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해병대에 입대해 지난 5월 수료식을 치렀다.
채 상병 가족과 가깝다는 지인은 그를 '자신보다 부모를 먼저 생각하는 없는 효자'로 기억했다.
그의 빈소가 마련된 포항시 해병대 1사단을 찾은 공풍용씨는 "채 상병이 자대 배치를 받고 난 뒤에 엄마 생일이라며 투플러스 소고기를 선물로 보냈다"며 "자기 쓰기도 바쁠 텐데 엄마를 이 정도로 생각하는 아이였다"고 떠올렸다.
공씨는 또 채 상병에 대해 어디 누구보다도 예의가 바른 청년으로 기억했다.
공씨는 "채 상병이 어딜 가더라도 인사성이 밝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한 번 하면 가게 사장들이 놓아주려고 하지 않았다"며 "손님들이 용돈을 줄 정도였다"고 말했다.
공씨는 기억에 남는 일화라고 강조하며 "채 상병이 입대 전 밤늦은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도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 다녔다. 곧 군대에 가야 하므로 운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부친하고 아파트 입구에서 맥주 한잔하고 있으면 찾아와서 인사를 하곤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은 부모가 시술을 통해 어렵게 낳은 아이"라며 "귀한 아들인 만큼 부모님들이 더 정성을 들여서 키웠다. 어제 실종 위치에서 4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던데 이 친구가 그래도 효자구나 싶었다. 더 멀리 가서 못 찾으면 엄마, 아빠가 얼마나 더 힘들었겠나…"라고 했다.
1990년대 중반에 임용된 채 상병의 부친(57)은 아내와의 결혼 생활 10년 차에 어렵게 외아들을 품에 안았다.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남원 지역 안전센터에서 현직 소방위 계급으로서 여전히 사명감이 투철한 소방관으로 활약하고 있어 주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부친 채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아내와 전북 남원에서 경북 예천까지 245㎞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왔다.
아들이 실종된 지점에서 부친은 해병대 중대장을 향해 "구명조끼 입혔어요? 입혔냐고. 왜 안 입혔냐고요. 왜. 그게 그렇게 비싸요"라고 반문했다가 "지금 세상에 물살이 이렇게 센 데,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죽겠네 정말. 기본도 안 지키니까"라고 격분했다.
곁에 있던 아내는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외동아들이에요. 외동. 혼자 있어요. 혼자. 어떻게 살아. 어디예요? 못 찾았어요?"라며 절규했다.
부친 채씨는 해병인 아들과 지난 18일 2분의 전화 통화를 하며 "물 조심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채씨의 당부는 '아빠와 아들'의 마지막 통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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