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여교사 사망 사건’. 유족 “왜 사회초년생이 학교서 생을 마감해야 했는가”

이동준 2023. 7. 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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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1학년 담임교사 A씨의 유가족이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A씨의 외삼촌인 B씨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교사노동조합연맹 기자회견에 참석해 "젊은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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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원인 규명조사 요구
20일 오후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1학년 담임교사 A씨의 유가족이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교원단체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숨진 A씨(23)는 지난 18일 오전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행히 학생 등교 시간 전에 발견돼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외삼촌인 B씨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교사노동조합연맹 기자회견에 참석해 “젊은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학부모의 갑질이든 악성 민원이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든 이번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날 서이초 교장이 발표한 입장문에 대해 ”입장문 내용을 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며 ”사회 초년생이 왜 학교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는지 정확한 답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B씨는 특히 애초 입장문에 포함됐지만 입장문 최종본에서 삭제된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학생 간 사안은 발생 다음 날 마무리됐다’는 문장과 관련해 ”입장문이 변경된 배경이 무엇인지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 조카를 죽음으로 내몬 학교의 교육환경 중 잘못된 게 있다면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며 “(조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억울한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모두 힘을 모아 교육환경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고쳐지면 좋겠다”고 했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수사기관에서는 이 사건을 개인적인 문제로 몰아간다”며 “개인사 문제만 있다면 마지막 공간이 왜 학교였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진술, 여러 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왜 교사가 학교라는 장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추적해야 한다”며 “비탄에 빠진 교사들의 움직임을 외면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교사노동조합(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최근 한 학부모가 해당 교사를 찾아가 ‘교사 자격이 없다’ 등의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생을 마감한 교사는 최근 학부모 민원으로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사망 전 A씨는 2년째 1학년 담임을 맡아 근무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제보에 따르면 지난주 고인이 맡았던 학급에서 한 학생이 뒤에 앉아있던 학생 B의 이마를 연필로 긁었고, B의 부모가 이 사건을 이유로 교무실로 찾아왔다”며 “학부모가 고인에게 ‘교사 자격이 없다’,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SNS에는 ‘최근 학부모의 계속된 민원 등으로 힘들어했다’는 글이 퍼져 논란이 됐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은 평소 오전 7시30분이면 학교에 출근했다. 학교생활이 어떻냐는 동료 교사의 질문에 ‘그냥 작년보다 10배 정도 힘들어요’라고 답했고 같은 학년 교사끼리 하소연하는 자리에서도 침묵을 지켰다”며 “동료 교사들은 고인이 ‘평소 속이 깊고 힘든 일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학교생활을 해왔다며 황망한 마음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교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한 교사가 프로필 사진을 추모 이미지로 바꿨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호소도 전해졌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해당 초등학교 측은 20일 성명에서 “사실처럼 퍼진 소문에 대해 일축하며 무리한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예정된 방학을 하루 앞당기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날 서이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사일정 변경에 따른 찬반 의견 조사‘를 실시하고 당초 21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여름방학을 하루 앞당길지 여부를 물었다.

학사일정 변경 찬반 회신은 이날 오후 2시까지다.

이에 서초구 맘카페 회원들은 “오늘 e알리미에서 방학식 하자고 한다”. “갑자기 방학? 참...”이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서이초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선생님이 돌아가셨는데 갑자기 방학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항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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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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