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는 발목까지 물 차도 구명조끼"…해병대 지휘 방식 논란

김지훈 기자 2023. 7. 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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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원이 수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휘말려 숨지는 참변이 발생한 해병대와 달리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는 발목까지 오는 수위의 물이 찬 지하차도에서도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혔던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반면 경북 예천군 폭우에 따른 실종자 수색에 동원됐던 고(故) 채수근 일병(20)은 구명조끼를 받지 못한 채 다른 해병대원들과 함께 '인간띠' 방식의 수색에 나섰다가 급류에 떠내려간 뒤 19일 밤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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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17일 새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특전사 요원들이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영상 제공=육군

20대 대원이 수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휘말려 숨지는 참변이 발생한 해병대와 달리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는 발목까지 오는 수위의 물이 찬 지하차도에서도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혔던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군 장병들이 폭우 사후 조치로 실종자 수색에 동원된 가운데 안전장비 지급 기준이 군별로 사실상 주먹구구였음이 확인된 것이다.

2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군 당국등을 취재한 결과 육군은 17일 새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에서 특전사 요원들을 구명조끼를 입은 채 작전에 투입했다. 실제 육군이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 사진을 보면 서로 손을 잡고 '인간띠' 형식으로 지하차도를 수색 중인 특전사 요원들은 구명조끼를 입은 모습이 포착됐다.

반면 경북 예천군 폭우에 따른 실종자 수색에 동원됐던 고(故) 채수근 일병(20)은 구명조끼를 받지 못한 채 다른 해병대원들과 함께 '인간띠' 방식의 수색에 나섰다가 급류에 떠내려간 뒤 19일 밤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새벽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특전사 요원들이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육군

앞서 18일 해병대는 해병대 수륙양용 장갑차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낙동강의 빠른 유속과 계속된 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채 일병이 실종된 시각은 그 이튿날인 19일 오전 9시5분 쯤이었다.

해병대는 이번 실종자 수색 작전에서 IBS(상륙용고무보트)를 타고 수상 탐색 임무를 수행한 장병들에겐 구명조끼를 착용토록 한 반면 채 일병처럼 하천변 탐색 임무를 맡은 장병들에겐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장갑차까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사전에 기본적인 안전장비를 갖추도록 지휘관들이 판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용선 해병대 사령부 공보과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구명조끼는 하천변 수색 참가자들에게 지급이 안됐다"며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장성 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망한 채 일병이 발견된 곳은 실종 지점에서 5.8km 떨어진 고평교 하류 400m지점이었으며 소방당국에 의해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육군 특전사와 채 일병이 포함된 하천변 투입 병력의 구명조끼 착용 여부가 상이한 이유에 대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으로부터 질의 받고 "현장 지휘관들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최 과장은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는 채 일병에 대해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고 사고 원인 규명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병대 1사단장은 이날 채 일병의 상병 추서 진급을 사단장 권한으로 승인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채 상병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군 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채 일병의 사망에 대해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고 채수근 일병에게는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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