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성범죄자' 박병화 집에서 못 내보낸다… 건물주 패소

연쇄성범죄자 박병화(40)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건물주가 그의 퇴거를 요구하며 법원에 명도소송을 냈으나 기각됐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일 오전 경기 화성시 소재 연쇄성범죄자 박병화의 자택 앞에서 지역 학부모들이 법무부를 규탄하며 박병화의 퇴거를 요구하는 모습. /사진=뉴스1

연쇄성범죄자 박병화(40)와 임대차 계약을 한 건물주가 그의 퇴거를 요구하며 법원에 명도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20일 수원지법 민사7단독(판사 김진만)은 건물주 A씨가 박병화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인도 청구를 기각했다. 김 판사는 구체적인 기각 사유 언급 없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주문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A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박병화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A씨를 기망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는 박병화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의 성범죄 전력을 감추기 위해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출소일 이전에 모친을 내세워 계약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1월7일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다시 소장에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 수기리 소재 A씨가 관리하고 있는 건물 중 박병화가 거주 중인 원룸의 면적 17.94㎡를 집주인에게 인도하라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 오도환 변호사는 "(성범죄자들이) 출소 이후 머무르는 곳의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상당하지만 그것을 해소할 만한 공법적 제도가 미흡하다"며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니 국민이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소송을 제기했고 (기각됐지만) 저희가 제기하는 법률적인 문제의식에 있어서 만큼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판결문을 좀 읽어봐야 할 것 같고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항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병화는 지난 2002년 1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영통구 일대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행 등 범죄를 10차례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박병화는 지난해 10월31일 만기출소 후 경기 화성시 대학가에 있는 A씨 소유의 원룸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박병화 주거지 주변에 지역 경찰 등 인력을 배치해 상시 경비하고 있다.

이홍라 기자 hongcess_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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