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사상’ 순창 투표소 사고 운전자, 1심 금고 4년

지난 3월8일 오전 전북 순창군 구림면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기다리던 인파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박임근 기자

전북 순창군 구림면의 한 투표소에서 트럭을 몰다가 유권자를 덮쳐 20명의 사상자를 낸 70대 운전자가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3단독 이디모데 판사는 20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ㄱ(74)씨에게 금고 4년을 선고했다.

ㄱ씨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진 지난 3월8일 오전 10시30분께 투표소가 마련된 전북 순창군 구림면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1t 화물 트럭을 몰다가 유권자 20명을 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현장에서 바로 체포된 ㄱ씨는 “사료를 구입해 차에 싣고 나가던 중 브레이크를 밟으려다가 액셀(가속페달)을 잘못 밟아서 사고를 냈다”며 사고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검찰과 경찰은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토대로 사고의 고의성 여부를 조사했으나 운전 미숙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 그는 당시 음주·약물 반응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조사에서 ‘사고 당시 한눈을 팔았다’면서 전방주시 해태를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 사고로 결과가 중대하고 피고인에게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전력이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상해 피해자 전원과 합의해 이들의 처벌 불원서가 제출됐다고는 하지만, 사고의 결과 및 행위의 위험성 등을 종합해보면 집행유예로 선처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과거 공황장애, 알코올성 질병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면 사고 발생의 위험에 더 철저히 대비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